[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설 연휴를 앞두고 그리스 문제가 다시금 불거지면서 세계증시에 대형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 타결이 부결되면서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그리스 문제 해소 기대감에 1960선을 바라보며 상승하던 코스피 역시 단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문제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겠지만 내달부터 시작되는 유럽의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확대 기대감에 그리스 문제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스 리스크가 완화된 이후부터는 수급상황이 개선되면서 코스피 역시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 그리스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또다시 키웠지만 ECB의 정책모멘텀을 희석할만한 이슈로 보이지는 않는다. 전날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을 기대했던 시장이 일시적으로 실망할 수는 있지만 오는 20일 예정된 재협상에서 막판 타협에 도달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리스 리스크 자체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조장했던 변수임에도 사실상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국채금리 움직임에 요동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국지전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관심은 그리스 문제가 일단락 된 이후에 유로존 경기상황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3월부터 시작되는 유럽의 양적완화 기대감과 유로화 약세, 독일의 경기상황 호전 등 현재 유로존의 경우에 경기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휴기간 발표되는 유로존 소비자기대지수와 제조업 지수 등에서 전월대비 개선세가 예상되고 있는데 일단 양적완화 정책이 기다리고 있는만큼 체감경기는 선행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역시 단기조정이 있다고해도 제한적으로 판단되며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환경 강화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 그리스 우려가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증시에는 외국인 매매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지난해 12월 2조3000억원, 올들어 지난달 1조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이달들어 61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수 전환의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펀드 플로우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달을 기점으로 외국인 현물과 선물은 누적 순매수를 보이며 코스피와 동행중인데 2월을 기점으로 외국인의 한국 포지션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원자재 하락에 따른 기조효과는 낮아진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하며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을 가속화시키고 이에따라 한국관련 펀드플로우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ECB의 양적완화 선언이후 위험자산에 대한 심리가 개선되면서 미국에 편중됐던 주식자금이 유럽과 아시아로 이동 중이다. 특히 한국 시장은 3월부터 글로벌 자금 이동의 수혜가 예상된다.
외국인 매수가 현실화될 경우 일차적 관심은 꾸준히 외국인들이 비중을 늘렸던 종목들이다. S-Oil, 삼성전기, 롯데케미칼, 삼성물산 등 지난해 9월 외국인 매도가 시작된 이후 외국인 비중증가가 높았던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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