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간 교차거래) 시행에 자극을 받은 아시아 주요국 증권 거래소들이 교차거래 추진에 발 벗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본거래소는 다음달부터 싱가포르거래소와 교차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 양 거래소는 상호 정보 교환과 각자의 데이터 센터 내 저장 공간을 빌려주는 등 업무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차에 따른 거래시간 지연 해소, 비용 절감, 우량 기업 상장 유치 등 다양한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
일본거래소는 향후 1년 내 싱가포르와 주식 뿐 아니라 상품 시장까지 교차거래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올 가을 문을 여는 미얀마거래소와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일본거래소의 야구치 신이치 대변인은 "후강퉁 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투자 저변과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차거래 투자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대만거래소 역시 교차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대만거래소는 최근 교차거래에 필요한 당국의 승인을 득한 후 일본거래소와 연동 상품 개발, 공동 마케팅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대만거래소는 연내 타결을 목표로 싱가포르 거래소와도 교차거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시아 주요 거래소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데는 후강퉁의 성공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간 교차거래인 선강퉁도 추진중이다.
아시아 최대 거래소의 명성을 유지하던 일본 거래소는 지난해 상하이 증시가 53% 급등하면서 1위 자리를 상하이 거래소에 내줬다. 일본 거래소는 대만, 싱가포르 등과의 협력을 통해 현재 60% 수준인 해외 투자자들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워두고 있다.
교차거래 확대는 증시의 국제화, 우량 기업들의 상장 확대, 해외 투자금 유입, 지수 상승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하지만 인프라 건설에 따른 초기 비용 상승, 주기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 기업들의 실적 압박 등과 같은 대가도 치러야 한다.
특히 노무라 증권, 다이와 증권 등 일부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경쟁만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교차거래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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