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 G플렉스2 상품 기획자 인터뷰
"전작보다 크기 0.5인치 줄여 손에 딱 맞는 그립감 완성"
팔만 뻗으면 자동 얼짱각도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화면 크기를 0.5인치 줄인 게 '신의 한수'였죠.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의 진가는 쥐어봐야 알아요."
한기두 LG전자 MC사업본부 상품기획그룹 차장은 지난 1월 'LG G플렉스2 미디어 브리핑' 행사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제품을 소개한 장본인이다.
당시 무대 위에서 가장 자신 있는 목소리로 소개한 부분을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잘 빠진 곡면 라인과 그립감'을 꼽았다.
한 차장은 "시리즈 제품 후속작의 화면 크기를 전작대비 줄이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며 "손에 딱 맞는 그립감을 위해 전작에서 6인치였던 것을 이번에 5.5인치로 과감하게 줄였다"고 말했다.
함께 상품 기획을 진행한 서지영 과장은 그립감의 비밀로 전ㆍ후면과 측면에 모두 다른 곡률을 적용한 'R(곡률)의 매직'을 꼽았다.
특히 '슬림한 윗태와 옆테'를 위해 상단부와, 측면 중심을 지나는 '메탈릭 라인'에 심혈을 기울였다.
한 차장은 "원하는 곡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개발ㆍ디자인 등 전 부서가 함께 수천개의 샘플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G플렉스2의 색상 선정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메인 색상은 무난한 '플래티넘 실버'로 결정하고 두번째(세컨드) 색상으로 '여심'을 공략할 수 있도록 레드를 선택했는데, 이게 오히려 남자들 사이에서 '대박'이 났다.
서 과장은 "평범한 레드가 아닌 '글로시(glossy)한 레드 립스틱' 같은 효과를 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며 "플라맹코 레드가 곡선을 강조한 바디와 함께 '섹시한 여성미'를 갖추면서 남자 취향을 제대로 저격해 내부적으로도 의사결정이 한 번에 이뤄졌다"고 회상했다. 반짝이는 붉은색은 가장자리로 갈수록 서서히 짙어지는 그라데이션 효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컬러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고안한 컬러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깐깐한 수정작업을 여러 차례 거쳐 결국 만족할만한 색상을 얻어냈으나, 최초 공개가 예정돼있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박람회(CES)까지는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 결국 서 과장은 최종 완성된 컬러를 입힌 후면 커버만 챙겨 들고 미국행 비행기에 급히 올랐다.
한 차장은 "페라리의 잘 빠진 빨간 스포츠카에서 내리는 운전자는 대개 남자"라며 "빨간색은 여성의 컬러라는 건 고정관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G플렉스2에 '셀피(본인촬영)'용 전면 카메라 사용자환경(UX)이 크게 보강된 것에는 뜻밖의 비밀이 숨어있다고 했다. 전면 카메라가 부착된 전면 상단이 G플렉스2의 '휜 디자인'으로 '얼짱각도'에 최적화돼 있었던 것.
서 과장은 "G플렉스2는 기본적인 곡률 값이 있어 팔을 자연스럽게만 뻗어도 '얼짱각도'인 40도가 완성됐다"며 "이로 인해 카메라 UX 강화에 보다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셀카봉'을 써도 '주먹쥐면 셀피(제스처샷)'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피사체 인식 가능 거리를 최대 1.5미터까지 확대했다. 촬영한 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제스처 뷰' 기능도 새로 고안했다.
G플렉스2는 지난달 국내시장에 선보인 후 이번달 북미시장을 비롯해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 판매될 예정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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