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휘고, 날씬해지고, 둥글어 지고. 기존의 바(bar) 형태에서 하드웨어적인 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스마트폰 업계의 노력이 치열하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본 올해 모바일 트렌드는 C(Curved)·S(Slim)·R(Round)로 요약된다.
오는 5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되는 MWC는 전 세계 모바일 트렌드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전시회다. 제조사, 장비회사, 서비스 회사 등의 신제품·신기술이 대거 선보여질 예정이다.
◆"꼿꼿하면 부러진다"…위·아래로 양옆으로 휘어라 = 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공개한 갤럭시S6 엣지는 양옆에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갤럭시노트4 엣지에서 우측에만 적용했던 화면을 양쪽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전략은 주효해 해외 유력 외신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 세계를 감동시키려는 시도"라며 "하드웨어에서 삼성에 신뢰를 느꼈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삼성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폰"이라고도 언급했다. CNN 역시 "디자인이 전작보다 향상됐다"고 보도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더 버지는 "갤럭시S6 엣지는 이용자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폰"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가전전시회(CES 2015)에서 공개된 LG전자 G플렉스2도 리뷰드닷컴 등 해외 유력 매체들로부터 다수의 상을 받아 10관왕에 오른 바 있다. 이 모델은 투박했던 전작 G플렉스를 '잘 빠졌다'는 느낌이 들 수준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꽤 부담을 가할 정도의 세기로 눌러도 자체 탄성으로 부드럽게 버텨내는 느낌을 준다. 포브스는 G플렉스2를 '경쟁제품을 압도하는 제품'이라고 평가하고, BBC도 "화면은 부주의로 인한 충격에도 잘 견딜 수 있게 한층 더 강화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또 곡면을 처음 얹은 보급형 제품 마그나와 스피릿도 이번 MWC에 전시된다.
또 중국 업체 샤오미도 이번 MWC에서 '아치폰'이라 불리는 3화면폰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제품은 지난해 말 중국 매체를 통해 이미지가 유출돼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아치폰은 전면은 물론 양쪽 옆면까지 디스플레이로 덮힌 듀얼 커브드 엣지폰이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급성장한 샤오미가 이제는 기술력도 글로벌 기업 못지않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는 '히든카드'이기도 하다.
◆스마트폰도 '다이어트' 중 = 앞서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발표하면서 적극적으로 홍보한 포인트는 바로 '두께'였다. 전 모델인 아이폰5s보다 얇은 6.9㎜(아이폰6), 7.1㎜(아이폰6 플러스)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보다 세련된 느낌을 살렸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갤럭시S6와 S6엣지도 배터리를 '교체형'이 아닌 '일체형'으로 바꾸면서 전작보다 얇은 두께를 실현했다. 갤럭시S6는 6.8㎜(엣지 7㎜)로 전작인 갤럭시S5(8.1㎜)나 갤럭시노트4(8.5㎜), 갤럭시노트 엣지(8.3㎜)보다 1.3㎜ 이상 얇아졌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한발 더 나아가기 시작했다. 앞서 오포가 선보인 스마트폰 R5의 본체 두께는 4.85㎜다. 이어 비보가 두께 4.75㎜ 스마트폰 X5 맥스를 발표하면서 신기록을 세우고, 이 기록은 이번 MWC에서 다시 한 번 깨질 전망이다. 초박형 스마트폰으로 유명세를 탄 중국 지오니는 이번 MWC에서 세계에서 가장 얇은 4.6㎜ 초슬림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세상은 "둥글게~둥글게~" = 제조사들이 이번 MWC에서 대거 선보이는 웨어러블(착용 가능한)은 '라운드'가 공통점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없이도 독자적인 통신이 가능한 'LG 워치 어베인 LTE'와 진짜 시계를 표방한 클래식한 원형 디자인의 'LG 워치 어베인'을 첫 공개했다.
LG 워치 어베인 LTE는 세계 최초로 LTE 통신모듈을 탑재해 스마트폰 없이도 고품질의 VoLTE 통화와 빠른 데이터송·수신이 가능하다. 또 무전기처럼 다자간 대화가 가능한 신개념 음성메시지 서비스인 'LTE 무전기' 기능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월렛 서비스를 탑재했다. LG 워치 어베인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후가공 처리해 스크래치와 부식 방지 기능이 향상시키고 골드, 실버 2가지 색상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LG전자는 아날로그 시계줄 표준 너비인 22㎜ 규격을 채택하고, 스티치(바느질 방식) 마감 등을 통해 세련된 천연 가죽 스트랩을 완성했다. 골드 메탈 바디에는 브라운 스트랩, 실버 메탈바디에는 블랙 스트랩을 기본으로 적용해 심미성을 높였다.
중국 제조사 화웨이도 둥근 메탈 바디의 스마트워치 '화웨이 워치'를 내놨다. 이 모델은 스테인레스 스틸 외형에 1.4인치 AMOLED 디스플레이 화면을 탑재하고 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웨어러블OS로 디스플레이 화면은 40여 가지가 된다. 4기가바이트(4GB) 저장공간과 512메가바이트(MB) 램(RAM)이 탑재됐다. 이 밖에도 블루투스, 모션센서를 내장했다. 주요 기능은 메일, 문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인과 함께 심장박동수를 확인하는 기능도 들어 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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