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피로에 지난 시즌 막판 3개 대회 불참 "오히려 전환점 됐다"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메이저 우승까지 가보겠다."
양희영(26)이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우승을 일궈낸 뒤 "꿈만 같다"면서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를 겪고 다시 정상에 서게 됐다"며 환호했다. 1일(한국시간) 태국 촌부리의 시암골프장 파타야코스(파72ㆍ6548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LPGA타일랜드(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보태 2타 차 우승(15언더파 273타)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마지막 3개 대회에는 부상 때문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여서 불참했다"며 "남들은 골프를 즐긴다고도 하지만 나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고 앞만 보고 달렸던 날들을 회상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2013년 10월 하나ㆍ외환챔피언십 우승 직전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 119경기 만에 우승했던 양희영은 "골프를 그만둬야겠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로 깊은 슬럼프를 겪었다"고 했다.
바닥을 치면서 오히려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셈이다. 경기력도 절정이다. 지난주 호주여자오픈 준우승을 포함해 최근 4개 대회에서 3차례 '톱 5'에 진입해 상금랭킹에서도 리디아 고를 제치고 선두(41만2358달러)에 나섰다. "1주일 전 준우승이 오히려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양희영은 "사실 그때 너무 아쉬워서 빨리 대회에 나오고 싶었다"며 "실수를 해도 좋으니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최근 상승세에 대해서는 "연습만 많이 했지 연습 라운드를 별로 하지 않는데 올해부터는 아침마다 비키 허스트와 18홀을 돈다"며 비결을 공개했다. 다음 목표는 메이저 우승이다. "시즌 첫 승이 일찍 나왔는데 앞으로 긴장감을 줄이는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서 메이저 우승에도 도전해 보겠다"며 "더 열심히 해서 내년 올림픽 출전하는 게 새로운 목표"라고 소개했다. 2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는 5계단이 뛰어 11위에 오를 전망이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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