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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고고학자 된 드론, '인디아나 존스' 뺨치네

시계아이콘02분 45초 소요

사람 들어가기 힘든 사하라, 아마존 등에서 현장조사

[과학을 읽다]고고학자 된 드론, '인디아나 존스' 뺨치네 ▲드론이 과학적 현장조사에 투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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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가요. 오늘은 금요일,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이긴 합니다. 혹은 저렇게 무거운 게 어떻게 날고 있는지 궁금해지나요.

최근 드론(Drone·무인비행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존닷컴과 구글 등 해외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택배에 무인기를 띄워 올린다고 하죠. 생생한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영화에 드론 촬영기가 이용되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드론을 통한 새로운 물류 수송 시대가 다가오고 있죠. 드론 기술은 앞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입니다. 최근 과학 분야에서도 드론을 이용한 새로운 연구 성과를 앞두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드론 사이언스 시대 = 과학은 현실에 있는 것을 발견하거나 전혀 존재하지 않던 물질이나 제품을 발명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이 때문에 현장 조사가 기본이죠. 때론 과학자라기보다는 험한 산길을 오르는 등반가가 돼야 합니다. 가끔씩은 땡볕을 한참이나 걸어가는 힘겨움 또한 견뎌야 합니다. 과학적 조사를 위해서는 이것 또한 인내해야 하는 과정인 것이죠. 현장 조사 없이 어떤 결론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드론이 이런 험하고 접근 불가능한 과학적 현장 조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드론 사이언스(drone science)라고 불러도 좋을 듯합니다. 드론은 정찰 등 군사적 목적으로 처음 도입됐죠. 그러던 것이 최근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택배에 나서는 드론에서부터 영화 촬영까지 드론 기술과 운용을 직접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과학적 조사에 드론을 이용해 학문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곳으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우선 사막이 선정됐습니다. 잃어버린 문명을 찾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자는 것이죠.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사막 사하라! 지금은 사람이 살지 못하는 척박하고 버림받은 땅입니다. 사막은 아닌데 열대우림 지역인 아마존도 인간이 살기에는 적당치 않아 보입니다. 이 두 곳은 아직 인류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많죠. 과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싶어도 접근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사이언스 등 해외과학매체는 최근 '드론과 위성이 잃어버린 문명을 찾아 나선다(Drones and satellites spot lost civilizations in unlikely places)'는 기사를 게재해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잃어버린 문명 찾는다 = 고고학자들은 지금까지 사하라와 아마존에서는 인류의 정착이 불가능한 척박한 환경이라고 판단해 왔습니다. 이는 잘못된 해석이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얼마 전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두 명의 리모트센싱과학자들은 인공위성 이미지와 드론 비행으로 과거 문명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국의 레스터대학의 데이비드 매팅리(David Mattingly) 고고학자는 "사하라와 아마존은 환경이 달라 보이는데 잃어버린 문명에 대한 질문의 대부분은 동일선 상에 있다"고 말합니다. 매팅리 교수는 가라만테스(Garamantes) 왕국을 연구해 온 학자인데요. 가라만테스 왕국은 리비아 남부 사하라 오아시스 지역에서 기원전 1000년쯤에 도시가 있었고 농장이 존재했던 곳입니다.


가라만테스 문명은 최고의 절정기를 맞았다가 기원후 700년 이후에 쇠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쇠퇴의 주요 원인은 지하수 고갈이 꼽히고 있죠. 가라만테스 왕국의 흔적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문제는 고고학자들의 현장 조사가 여의치 않다는 데 있는데요. 사하라 사막은 매우 덥고 건조하기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매팅리 교수는 "가라만테스 왕국은 이슬람 문명이 들어서기 전까지 매우 번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성을 통한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크기는 2500평방㎞에 이르렀고 158개의 주요 정착지가 있었다는 것인데요. 또 184개의 무덤과 30평방㎞의 들판과 관개수로가 존재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영국의 엑스터대학 호세 이리아르테(Jose Iriarte) 고고학자는 아마존의 잃어버린 문명을 찾기 위해 드론을 띄우기로 했습니다. 이리아르테 교수는 "생태학자들이 아마존을 관찰한 결과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흑토(terra preta)가 발견되는 것으로 봐 적어도 열대우림 아마존 지역에 큰 농작지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이리아르테 교수는 위성 촬영이 불가능한 아마존 지역에는 레이더 장치를 갖춘 드론을 보내 연구 작업을 수행하기로 했습니다. 나무 사이를 누비면서 지형을 밝혀내고 다양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리아르테 교수는 "(드론을 통한 연구 작업이 시작되면)아마존의 다른 영역에서 과거 인류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양적으로 집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곡예 비행 펼치는 드론 개발 = 열대우림을 자유자재로 날 수 있는 드론 개발을 꿈꾸고 있는 이리아르테 교수의 희망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 로봇 새들과 달리 두 날개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로봇 새가 개발됐기 때문인데요. 최근 선을 보인 로보까마귀(Robo Raven)는 유연한 날개가 상호 독립적으로 움직입니다. 이런 기능으로 로봇까마귀는 비행하는 동안 자유자재로 곡예비행을 펼칠 수 있습니다.


메릴랜드 대학의 굽타(Satyandra Gupta) 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이번 로보까마귀는 각각의 날개에 작동기가 달렸습니다. 이 작동기는 방향과 속도를 서로 조절하면서 유연한 움직임을 재현할 수 있죠. 로보까마귀가 시험 비행하는 동안 매가 이 로보까마귀를 실제 새로 착각한 나머지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연구팀들은 이 로보까마귀가 무인기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날개 모양을 더 나은 기능으로 개발하고 이를 통해 무게를 줄인다면 지금보다 훨씬 빠르고 민첩한 로보까마귀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드론이 사이언스와 결합하면 연구자들의 시각은 더욱 넓어질 것입니다. '붉은 행성' 화성에서 현재 큐리오시티가 인류를 대신해 연구 작업을 펼치면서 인류는 화성의 지표면에 대해 많은 것을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드론 사이언스가 인류의 과학적 발전에 한 몫을 담당할지 기대되는 순간입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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