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5개월 만에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설 명절 등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기업들의 경기인식이 개선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월 종합경기 전망치가 103.7로 기준선(100)을 상회했다고 26일 밝혔다.
BSI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지난해 10월 100.7을 기록한 BSI는 11월 이후 4개월 연속 기준치를 넘지 못했다.
전경련은 BSI가 다시 호전된 것에 대해 "전달 대비 조업일수가 느는 등 계절적 요인이 컸고 유로존 불확실성 완화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월말, 2016년 9월 혹은 이후까지 매달 600억 유로 상당의 양적완화 시행을 결정한 바 있다.
다만 그간 3월 기업 경기전망치가 다른 달에 비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홍성일 재정금융팀장은 "2010년 이후 3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올해 3월 전망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9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이번 조사에서는 설 명절을 포함한 2월의 기저효과가 있었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망치 부문별로는 내수(106.5), 수출(102.7), 채산성(103.8)은 긍정적으로 투자(99.4), 자금사정(97.5), 재고(102.5), 고용(98.1)은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는 100을 넘기면 재고과잉이라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경공업(101.6)과 중화학공업(106.1) 부문에서 각각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105.3), 석유정제 및 화학제품(123.8) 중심으로 전월 대비 호조세를 전망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 2월 실적치는 89.4로 11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부문별로 보면 내수(88.1), 수출(90.6), 투자(95.6), 자금사정(93.5), 재고(105.8), 고용(97.3), 채산성(93.3) 등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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