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지난달 수출입 상품의 교역조건이 4년2개월만에 가장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5.82로 작년 1월보다 8.4% 상승했다. 전달 보다도 2.6% 개선됐다. 이는 2010년 11월 96.44 이후 4년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의미한다. 기준연도인 2010년에 한 단위 수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이 100개였다면 이제는 95.82개라는 뜻이다.
한 단위가 아닌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126.33으로 작년 1월보다 14.9% 상승했다. 대외 교역을 통한 구매력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교역조건 개선은 국제유가 하락 덕분이다. 지난달 두바이유는 전년동월 보다 56%나 떨어졌다. 지난달 수송장비, 전기·전자기기, 일반기계 등 공산품의 수입 증가로 수입물량지수가 전년동월보다 6.3% 늘었음에도 수입금액지수가 11.3% 하락한 것도 같은 요인이다.
수출물량지수는 131.84로 작년 1월보다 6% 올랐다. 품목별로는 비금속광품제품(26.4%), 정밀기기(14.2%), 석탄 및 석유제품(13.8%), 화학제품(12%), 전기 및 전자기기(9.3%), 음식료품(9.2%) 등이 크게 올랐다. 단 수출금액지수는 1년전보다 4.1% 떨어진 116.88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석탄·석유제품(-40.8%), 화학제품(-7.9%) 등의 수출금액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입물량지수는 수송장비(27.4%), 전기·전자기기(21.2%), 정밀기기(20.2%), 일반기계(21.2%) 등 공산품이 늘어 전년 동월대비 6.3% 오른 122.67을 기록했다.
이창헌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국제유가 하락폭이 커지면서 수입물가도 많이 하락해 지난달 상품교역조건이 개선됐다"며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반도체·전자표시장치 등 공산품을 중심으로 수출물량이 늘어난 것도 의미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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