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수 부활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엔진 성능 강화’를 내세워 이목을 끌고 있다. 디자인 다변화와 함께 엔진 성능까지 끌어올려 하락세에 접어든 중형 세단 시장에서 거듭나겠다는 얘기다. 성능 좋은 수입차를 선호하는 최근 젊은 수요층을 공략하겠다는 복안도 담겼다.
25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사전 계약을 받고 있는 쏘나타 2.0 터보에 탑재된 ‘쎄타-i 터보 GDI 엔진’은 기존 모델에 비해 주요 부품의 70% 이상이 새로 교체됐다. 기존 엔진을 기반에 두고 볼륨모델 버전업을 출시했던 지금까지와 다른 기조로 새 엔진을 출시한 것과 같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연구기간만 총 41개월이 소요됐고 개발에 참여한 부품업체만 국내외 240여곳에 달한다. 핵심 부품의 98%를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142건의 특허를 뽑아내기도 했다. 현대차 독자 기술로 개발된 연료 직분사 방식과 터보차저를 통해 탄생한 현대차의 차세대 주력 엔진이라는 게 한동희 현대차 터보엔진리서치랩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특히 터보차저는 연소실의 배기통로가 2개로 나뉜 트윈 스크롤 터보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각 실린더의 상호 배기 간섭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공기 흡입능력 및 응답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외 일정 압력 이상의 압축공기가 흡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전자식 컨트롤 시스템으로 흡입 압력을 정확하게 조절, 엔진 효율을 더욱 높이면서도 배출 가스는 저감시켰다.
이 결과 출력 245마력, 최대 토크 36.0㎏·m로 기존 모델 대비 각각 27%, 43%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엔진 효율이 높아진 만큼 연비도 10.8㎞/ℓ로 기존보다 5% 개선됐다. 스펙으로는 고성능 수입차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
엔진 성능 강화에 성공하면서 마케팅 전략 역시 공격적으로 전환했다. 연간 판매량을 4000대 초반에서 5000대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지난 11일부터 사전 계약을 실시한 결과, 앞선 모델인 ‘YF쏘나타 터보’ 보다 높은 반응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새 엔진이 탑재된 쏘나타 2.0 터보를 기점으로 연내 총 7개의 엔진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신형 쏘나타는 기존 가솔린 엔진과 LPi에 더해 지난해 12월 고연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됐다. 쏘나타 2.0 터보에 이어 4월에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 국내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선보이고 올 하반기 디젤 모델과 고효율의 1.6 터보 모델을 추가한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은 “더 이상 단조로운 파워트레인 라인업으로는 소비자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며 “국내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공해 세분화된 고객 수요를 만족시키고 국산 중형차 시장의 르네상스를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