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cm 기운 '피사의 아파트' 주민들 …"불안해 죽겠다"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가 마치 이탈리아의 대표 문화재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MBC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한 아파트는 안전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인 E등급을 받았다. E등급이 나온 지 20일 넘게 지났지만, 갈 곳 없는 11세대는 여전히 건물에 살고 있다.
강동구는 건물이 기울어진 것을 지난해 말 파악했지만, 50여 일이 지난 이달 초에야 대피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기울기는 등급판정대로 심각해 보였다. 1층 주차장에 성인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길게 금이 갔고 집 안에선 화장실 문이 저절로 닫혔다. 방바닥에 둥근 물체를 놨더니 그대로 굴러갔다.
한 주민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저녁에 잘 때 제일 불안하다"며 "저희가 옷도 못 벗고 자고, 불안하고, 자다 일어나면 건물에서 뚝뚝 소리도 나고 그런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7월부터 인근교회가 신축공사에 들어가면서 지하수가 유출돼 지반 침하가 시작됐고, 아파트는 현재 동쪽으로 27㎝ 정도 기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MBC는 보도했다.
시공사는 "주민들이 이주하면 2달 정도 지반 보강공사를 할 예정이지만 남아있는 아파트 11세대 주민 40여 명이 시공사와 보상금액을 합의하기 전에는 이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동구는 강제 이주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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