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그리스가 국제채권단에 내야 하는 개혁안 제출 시한을 24일(현지시간)로 하루 연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이날 그리스 정부 관료의 말을 인용해 그리스가 당초 23일 자정이었던 개혁안 제출 시한을 하루 늦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 그리스 정부 소식통은 "개혁 정책 리스트가 24일 오전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를 토대로 24일 오후 컨퍼런스 콜을 열 계획이다.
유로그룹과 그리스 모두 제출 시한 연기가 개혁안에 대한 국제 채권단의 논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 유럽연합(EU) 관계자는 "시간이 다소 늦어져도 큰 문제는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그리스가 구제금융 프로그램 조건을 준수하는 방법들을 내놓을지 여부"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이날 개혁안 연기는 내용 조율을 놓고 그리스 정부의 내부 진통이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그리스가 전날 내놓은 6장짜리 개혁안 초안은 모호하다 평가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특히 세수확보, 비용절감 등 강도 높은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독일 등의 요구를 그리스가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리스가 제출할 개혁정책 리스트에는 탈세 방지와 연료·담배 밀수 단속, 공무원 축소, 누진세 강화 등의 방안이 담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20일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끝에 현행 구제금융을 4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고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개혁정책을 제출하기로 했다.
그리스 정부가 개혁정책들을 모두 이행할 경우 EU 집행위원회·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의 평가를 거쳐 오는 4월 말 72억유로(약 9조548억원)의 분할지원금을 받게 된다.
이날 유럽 증시는 그리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했다. 독일 DAX 지수는 0.73% 오른 1만130.92에, 프랑스 CAC40, 지수는 0.65% 상승한 4862.30에 거래를 마쳤다.
그리스는 물론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변국 국채금리도 일제히 하락했다. 포르투갈 10년물 금리는 장중 2.13%까지 내려가면서 동일 만기 미국 국채 금리를 밑돌았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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