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진입장벽 완화로 수제맥주 시장에 대기업 잇달아 진출
신세계 이어 진주햄도 진출 선언
수많은 비즈니스 기회 창출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수제맥주 시장이 뜨겁다. 국내 맥주산업 양강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버티고 있는 맥주시장에 신세계에 진주햄이 수제맥주를 앞세워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수제맥주시장은 지난해 맥주산업 진입장벽 완화에 따라 외부 유통이 허용되면서 열풍의 촉매제가 됐다. 이에 따라 주요 상권 중심으로 수제맥주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대기업들, 너도나도 수제맥주 시장으로=수제 맥주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 제조법을 통해 만든 맥주로, 대기업 제품보다 특색이 있어 맥주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 수제맥주시장에 대기업들이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식품기업 진주햄은 지난 11일 수제 맥주업체 카브루(KA-BREW)를 인수하고 크래프트 비어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창업한 카브루는 국내 1세대 크래프트 브루어리로, 이태원ㆍ경리단길 등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레스토랑, 펍, 골프장, 호텔 등에 수제 맥주를 공급하고 있는 업계 1위 업체로 지난해 매출은 42억원 규모다.
앞서 지난해 11월28일에는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에 수제 맥주 펍 '데블스 도어'를 열었다.
반면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 등 주류 대기업은 수제맥주 생산에 진출하기보다는 아직은 부족한 에일맥주 생산 및 수입을 시도하는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2013년 9월 퀸즈에일 맥주를 출시하면서 에일맥주 시장에 진출했으며, 오비맥주는 최근 새로운 에일맥주를 출시하기 보다는 기존에 국내에서 생산해온 호가든 등의 에일맥주에 주력해왔다.
수제맥주 측면에서 하이트맥주는 수제맥주 생산보다는 해외 유명 수제 맥주 수입에보다 주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 맥주는 프랑스산 크로넨버그1664이다.
송치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수제맥주에 본격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본업의 침식을 가져오는 구조여서 라거맥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가진 대기업은 수제 맥주 열풍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수제맥주 안에서의 수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며 "다만 상당히 차별화되고 독특한 개성을 가진 다양한 맥주가 존재하는 수제맥주산업의 특성 상 경쟁도 치열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수제맥주 열풍, 어떻게 생겼나=한국 맥주 맛 논란은 수제맥주 열풍을 가속화시켰다. 2012년 대동강 맥주보다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라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기자의 코멘트는 수많은 논란거리를 야기시키며, 실제 한국 맥주기업의 반박까지 나오는 등 맥주 맛논란의 중심에 섰다.
송 연구원은 "한국 맥주의 보급 이래 라거맥주 위주로 한국맥주를 구성해온 획일화된 시장에서 맥주의 맛 다양성ㆍ우열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셈"이라며 "많은 한국의소비자들이 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고, 해외여행ㆍ해외유학 등의 경험을 통해서 많은 수입맥주를 접해 본 소비자들 및 맥주에 관심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후 맥주산업 진입장벽 완화에 대한 여론은 지난해 초 소규모 맥주제조자에 대한 제조장시설, 세금완화, 유통장벽 완화 등의 주세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크래프트웍스를 시초로 선구자적인 수제맥주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2010년에 한국수제맥주 브루어리의 선구자격인 크래프트웍스가 이태원 경리단길에 오픈한데 이어, 2012년 4월에 맥파이가 오픈하면서 시장을 확대시켰다. 이어 대동강맥주 코멘트의 장본인인 대니얼 튜더가 더부스를 개업하면서 시장 확대에 불을 지폈다.
때마침 수제맥주 열풍이 시장을 강타하면서 이태원 경리단길 및 이태원역 일대를 근간으로 다양한 형태의 수제맥주펍이 생기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또한 선구자격인 수제맥주 브루어리는 수도권 전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더부스는 강남, 방배, 해운대, 삼성등 지역에 분점을 내었으며, 크래프트웍스는 강남, 판교, 을지로 등으로 점포를 확대했다. 또한 특히 크래프트웍스는 다른 수제맥주펍에 자신의 상표를 단 맥주를 유통하면서 수제맥주 브랜드로서의 역량을 증명했다.
송 연구원은 "수제맥주산업은 크래프트웍스, 더부스, 맥파이 등 선두권 업체를 중심으로 점포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들 브랜드의 타 펍으로의 유통확대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주요 상권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정도의 초기 단계로 봐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