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율 인상 놓고 이견..유승민 "이달말 당정청 협의 갖고 조율할 것"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17일 취임한 이완구 국무총리와 여당과의 정책 공조가 관심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3년차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정간 정책 조율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다양한 소통 능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일단 당정간 정책 조율에서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방세율 인상 등 일부 사안 대해서는 여당과 입장이 달라 협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정간 확연한 입장차를 보이는 부분은 자동차세, 주민세 등 지방세율 인상 여부다. 지방세율은 정치권에서도 상당히 민감한 이슈다. 이 총리는 지난 11일 인사청문회에서 자동차세와 주민세 인상 필요하냐는 청문위원들의 질문에 "20년간 한번도 인상한 적이 없다. 지방재정 확충차원에서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올려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여당은 지방세율을 올리는 게 사실상 증세라며 반대하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방세 인상도 증세로 봐야 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이 총리와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최근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증세와 복지 논란과도 연결된다. 다만 최근 당청이 증세 논란에 선을 긋기로 의견 조율을 마친 만큼 이 총리 역시 보조를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리는 증세와 복지 문제에 대해 "정부 기조 대로 세율을 올리지 않고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원을 발굴해 충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정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여당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비정규직 대책의 일환으로 의무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당은 비정규직 양산 대책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데, 이 총리 역시 원대대표 시절부터 이 같은 정부 대책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정은 구체적인 정책 조율을 위해 설연휴 직후인 이달 말 회동을 가질 방침이다. 이 총리 취임 후 첫 당정협의가 된다.
유 원내대표는 "이달말 당정청이 모두 참여하는 정책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시기는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 직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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