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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버핏인가]16-①'자본주의자들의 우드스탁'…이날 버핏은 팝스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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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빅시리즈 #16.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매년 5월 오마하에 4만명이 모여 2박3일간 축제
주총 전날 칵테일 파티…이사 맡고 있는 빌 게이츠와 함께 손님 맞아
작년 행사 당일엔 애창곡 '마이 웨이'개사해 부르는 동영상으로 등장
2013년 싸이의 '강남 스타일' 유행땐 행사장 주주들 모두 말춤 추기도
1982년 첫 주총은 15명 참석…올해 인수 50주년 최다인파 몰릴듯

[왜 지금 버핏인가]16-①'자본주의자들의 우드스탁'…이날 버핏은 팝스타가 된다 워런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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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주상돈 기자,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매년 5월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가 들썩인다. 특별한 관광지도 없는, 인구 43만명의 중소 도시에 4만명 이상이 찾아든다. 단지 한 회사의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워런 버핏을 먼발치에서라도 직접 보려는 사람들이다.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날아든다. 1시간도 채 안 걸리는 우리나라 상장사 주총에 가본 사람이라면 도통 이해가 안 되는 풍경이다. 다행히 버핏이 이끌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박3일간 체육관과 인근 공원 그리고 시내 곳곳에서 주총을 연다. 그야말로 '버핏 축제'다.
 
◆주총을 축제로 만드는 힘= 지난해 5월2일 오후 6시 오마하 외각의 보르샤임 보석가게 앞에서 열린 칵테일 파티는 사실상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매년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를 맡고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주총을 찾은 손님들을 맞이한다.

본격적으로 주총이 열리는 다음 날 센튜리링크센터 앞. 입장은 오전 7시부터지만 이보다 몇 시간 먼저 온다고 해도 앞자리를 차지하기 힘들다. 최소 수백 명의 버핏 마니아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기 때문이다. 이 중 일부는 센터 앞에서 밤을 지새운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에만 4만여명의 사람들이 주총장을 찾았다.


주총장에 들어선 이들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홍보 영상이 상영되기 앞서 지하에 마련된 이색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신문을 현관 가까이에 던지는 게임인데 버핏이 유년시절 신문 배달을 했던 것에 착안해 만든 게임이다. 해마다 열리는 이 이벤트에 지난해에는 버핏이 직접 현장에 나타나 참여자들을 응원했다. 참여자들 중에는 그의 친구 게이츠도 있었다.

이날 버핏은 자신의 애창곡인 '마이 웨이'를 개사해 가수 폴 앵카와 함께 부르며 화면 속에 등장했다. 버핏은 노래 가사를 "나보다 나이가 들어 보이는 멍거를 위해 매일 기도한다"고 바꿔 부르며 그의 평생 동업자인 찰리 멍거 버크셔 해셔웨이 부회장을 놀리기도 했다. 또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던 때였던 2013년에는 버핏과 멍거의 캐리커처 캐릭터가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기도 했다. 이들의 말춤에 환호성을 지르던 주주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말춤을 췄고 주총장은 그야말로 축제 현장이 됐다. 평소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을 '자본주의자들의 우드스톡(대형 음악축제)'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버핏은 수만 명이 참여하고 또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 행사를 마케팅 기회로 활용한다. 버핏은 코카콜라를 주총 내내 연신 마시는 데 그치지 않고 1988년부터는 주총 테이블마다 코카콜라를 올렸다. 또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코너에서는 직접 사탕을 만드는 시범을 보인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100% 지분을 가진 시즈캔디스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또 2013년 인수한 하인즈의 케첩 병에는 자신과 멍거의 캐리커처를 붙여 놓았다. '버크셔 해서웨이 2014년 연례 주주총회'라는 문자가 적힌 이 케첩은 주총 때만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심지어 버핏은 마라톤 행사에서도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한 신발회사 '브룩스'를 홍보한다.


또한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 들어 있는 기업의 제품들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덕담만 오가는 축제?= 축제 같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의 꽃은 투자자들이 버핏과 멍거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질의응답' 시간이다. 5시간 넘게 이어지는 이 시간은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미리 주주들에게 받은 질문을 정리해 대신 물어보거나 현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자신의 차례에 직접 질문을 던진다.


이들의 질문은 왜 그렇게 코카콜라와 햄버거, 스테이크를 좋아하느냐는 시시콜콜한 것부터 단골 질문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장기 전망, 그리고 후계자 문제까지 다양하다. 또 일부 주주들은 85세와 91세라는 버핏ㆍ멍거 콤비의 연로한 나이를 걱정하며 이들이 없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우려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도 이 질문을 받은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브랜드가 가진 힘이 자신의 능력을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 후계자는 아마 나와는 달리 조심스럽게 회사를 꾸려나가지 않을까 싶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2013년 버크셔 해서웨이 수익률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보다 낮은 점을 따지는 주주도 있었다. 또 주총에서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자 "배당주는 좋아하면서 배당은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평소 버핏은 '당장 배당을 하는 것보다 재투자를 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이득'이라고 밝혀왔다.


버핏은 2013년 주총에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헤지펀드 매니저인 더그 카스를 초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스저널(WSJ)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가 22% 상승하며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터라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들은 전반적으로 만족해하고 있어 이번 주총에서 특별히 기대되는 질문도 없었다"며 "이에 버핏이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회의 분위기에 변화를 주고자 '곰(bear)' 한 마리를 직접 주총에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카스는 "버크셔의 덩치가 커지면서 차츰 좋은 실적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버핏은 "그런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맞받아쳤다. 또 카스가 버핏의 큰아들 하워드를 지칭하며 "회장님의 아들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과연 회장직을 물려받을 자격이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버핏은 "그는 경영에 대한 환상도 없고 어떤 사업도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며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큰 문제가 생기면 경영에 관여할 수 있겠지만 그럴 확률은 1%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82년부터 시작한 주총=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형태로 열린 것은 아니다. 1982년 열린 첫 주총은 보험 회사 식당에서 15명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약 15년 전부터 주총에 참석하기 시작했다는 한 주주는 "지금은 15피트(약 4.5m) 안에서 버핏을 보기 힘들다"며 "1997년에만 해도 아무 제지 없이 몇 걸음만 걸으면 그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올해는 현 경영진이 취임한 지 50주년을 맞는 해다. 버핏과 멍거가 매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은 이달 말께 공개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투자자들은 버크셔와 '금혼식'을 하게 된 '투자의 귀재'가 내놓을 연례서한에 후계구도를 비롯한 향후 반세기 비전이 담겨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주총은 5월1일부터 3일까지 2박3일간 열린다. 이번 주총에서 향후 50년을 내다보는 비전이 제시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주총에 최다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주총의 전체적인 행사 일정은 작년과 비슷하다. 다만 통상 마지막에 열던 '쇼핑데이'를 창립 5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첫날 실시한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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