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민건강보험이 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를 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기준 건강보험 재정이 4조5869억원의 당기흑자를 기록해 누적 적립금은 12조8072억원이라고 16일 밝혔다.
다만 진료 후 청구되지 않은 진료비를 고려하면 적립금 규모는 7조6000억원 수준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들로부터 걷어들인 건강보험료는 총 48조5024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6787억원(6.8%)이 늘었다. 직장가입자가 4% 가량 늘어난데다 임금 인상으로 인한 월보수액이 늘어나면서 2.6%가 더 걷혔다. 지난해 적립금 4조여원에 대한 이자도 1277억원이나 불어났다.
건강보험 지출(급여비)은 43조9155억원으로 전년대비 5.5%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2009년부터 지난 2013년까지 연평균 8.4% 늘어난 것을 비춰볼때 증가율이 둔화된 것이다.
건강보험 지출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라 2009년 13%, 2010년 12.4% 급증하다 2011년(6.4%)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건보 재정이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입원환자의 급여비 증가율이 둔화된데 따른 것이라고 복지부는 분석했다.
입원환자에게 쓰이던 건강보험료는 2009년 9조9593억원에서 2010년 11조8165억원으로 연평균 18.6%나 늘어났다. 이후 증가율은 2011년 7.2%, 2012년 4.5%로 증가율이 둔화되다 2013년 10.6%로 다시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해 입원환자 급여비는 15조5764억원으로 전년대비 6.4% 증가하는데 그쳤다.
병원 규모별로 살펴보면 병원급 이상은 급여비 증가율이 감소한 반면, 의원급과 치과, 약국에 대한 건강보험 지출이 늘었다 특히 치과의 경우 노인 인플란트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급여비 증가율이 23.4%로 가장 높았다. 또 노인성 질환이 늘면서 요양병원에 대한 건강보험 지출도 계속 급증 추세다.
일각에선 급여비 증가율이 둔화된 것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질병은 미리 예방할 수 있는데다 신의료기술과 환경요인이 개선된 복합적인 효과라는 분석도 내놓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일반 건강검진 비율은 2007년 60%에서 지난해 74.1%까지 확대됐고, 같은기간 암 검진 수검율도 35.4%에서 45.2% 높아졌다. 건강검진이 많아지면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한 덕분에 건보 재정을 아낄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암 발생이 줄어들고, 신의료기술의 발달로 수술 후 입원기간이 짧아진 점, 황사 발생율 감소와 대기오염 개선 등의 호흡기 계통 환자가 줄어든 점 등 급여비 증가세를 늦추는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은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 증가율 1.3% 보다 3.6%포인트가 높다.
복지부 관계자는 "진료비 이중청구 의심기관 등 현지 조사를 실시하고 의료비와 약제비 지출을 적정하게 관리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건강보험의 안정적 운영하는 한편, 3대 비급여와 4대 중증질환 등 국정과제의 보장성 강화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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