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버리고 도주한 '이탈리아판 세월호' 선장 "나는 희생양" 눈물…징역 16년

이탈리아판 세월호 선장/ 사진=SBS 방송 캡쳐

승객 버리고 도주한 '이탈리아판 세월호' 선장 "나는 희생양" 눈물…징역 16년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지난 2012년 이탈리아 초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좌초 사건 당시 승객과 배를 버리고 달아난 프란체스코 셰티노 선장(54)에게 11일(현지시간) 징역 16년이 선고됐다. 당초 검찰은 26년을 구형해 법원의 형이 너무 가볍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법원은 이날 토스카나주 그로세토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프란체스코 셰티노 선장에게 징역 16년1개월을 선고했다.

셰티노 선장은 지난 2012년 호화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좌초 사건 당시 승객과 배를 버리고 달아나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를 낸 이준석 선장의 혐의와 유사하다.

세부 양형 이유를 보면 승객 32명이 사망을 이르게 한 혐의에 10년, 유람선 좌초를 초래한 혐의에 5년, 4200여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탄 배를 버린 혐의에 1년이 각각 선고됐다. 1개월은 항만 당국에 허위통신을 한 혐의에 대한 형이다.

앞서 검찰은 승객 다수의 사망을 초래한 혐의에 14년, 유람선 좌초에 9년 등 총 26년3개월을 구형했다.

셰티노 선장은 선고 전 최후진술에서 "지난 3년간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았고 삶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썼다"며 흐느끼며 자신이 이번 사건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숙한 승무원이 방향을 잘못 잡아 유람선이 좌초했고 승객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유람선을 해안 근처로 이동시키는 것은 회사 정책이었다고 주장해왔다. 또 유람선이 기울어져 떨어진 것이지 도망친 게 아니라는 등의 주장을 하다가 '겁쟁이 선장'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앞서 콩코르디아호는 2012년 1월13일 승객과 선원 4229명을 태우고 가던 중 토스카나 질리오섬 해안에서 암초에 부딪혀 좌초, 승객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셰티노 선장은 승객이 모두 대피하기 전에 배를 버리고 도망쳐 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