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트레이드 후 첫 친정팀 KDB생명 만나 승리
[인천=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여자 프로농구 신정자(34ㆍ인천 신한은행)는 11일 구리 KDB생명과 경기했다. 신한은행으로 트레이드(1월 28일, 신정자ㆍ김채은↔조은주ㆍ허기쁨)된 이후 처음으로 친정팀을 만났다. KDB생명은 2007년부터 신정자가 8년간을 몸담았던 팀. 신정자는 새 유니폼을 입고 뛴 세 번째 경기에서 19분 45초 동안 12득점 6리바운드로 팀의 87-52 승리에 기여했다. 그는 "냉정하게 경기했다"고 했다.
KDB생명에서 뛸 때 신정자는 '편하게 농구하려 드는 선수'라는 평가도 받았다. KDB생명의 부진이 신정자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조직력 와해 때문이라는 시각마저 있었다. 사실이든 아니든, 모두 지나간 얘기다. 신한은행의 신정자는 궂은 일을 마다 않는 살림꾼이다. 신정자는 "득점력이 좋은 동료들이 많다. 내가 주축이 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득점보다는 수비와 리바운드에 더 신경을 쓴다.
신정자는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정인교 신한은행 감독(45)은 "(신정자가) 경험이 많은 선수다 보니 팀 전술을 빨리 이해한다"고 했다. 최윤아(29)와 김단비(24), 곽주영(30) 등 주축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한 선수들이라는 점도 도움이 된다. 신정자는 "팀에서도 자신감 있게, 공격적으로 하라고 신경을 써준다. 믿고 맡겨주어 책임감을 더 느낀다"고 했다.
신정자가 집중하는 부분은 하은주(31), 곽주영과의 호흡이다. 정 감독은 하은주와 곽주영, 신정자 중 두 선수를 함께 기용하며 위력을 저울질하고 있다. 각 상황별 장단점을 따져 높이의 우위를 최대한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정 감독은 "빠르지 않은 두 선수가 들어갔을 때 속공 등 역습을 당하지 않으려면 득점 확률이 높아야 한다"며 "신정자와 곽주영은 높이와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들이다. 적어도 5대5 농구에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신정자도 "수비에서 동선이 겹치지 않고 돌아 뛰는 선수들을 막는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신정자는 신한은행으로 이적한 뒤 뛴 세 경기에서 평균 19분51초를 뛰며 8득점, 3.7리바운드 0.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 KDB생명에서 기록한 성적(23경기 26분5초 5.5득점 6.1리바운드 2.2어시스트)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시작이다. 그는 코트에 나가서는 동료들을 살려주는 움직임과 함께 궂은 일은 하려고 노력한다. 신정자는 "맏언니다운 역할을 하고 싶다"며 "내 출장시간이 길지 않아 체력 부담은 없다. 코트에 나가면 최대한 쏟아붓겠다"고 했다.
신한은행은 11일 KDB생명을 이겨 이번 시즌 3강이 겨루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시즌 전적은 19승 8패로, 1위 춘천 우리은행(23승 4패)에 네 경기 뒤진 단독 2위다. 신정자는 "올해는 꼭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해보고 싶다"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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