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팀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두개골 손상 없이 초미세 뇌파 측정이 가능한 신소재가 개발됐다.
뇌, 심장, 근육 등에서 나오는 생체 신호는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국내 연구팀이 나노물질과 바이오 물질을 결합해 생체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생체 신호 감지 효과는 큰 신소재를 개발했다. 뇌파는 신호가 약한 생체 신호의 대표적 사례로 그동안 두개골을 잘라 센서를 부착해 신호를 측정해왔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소재를 소자에 부착해 생쥐의 뇌파를 측정한 결과 두개골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기존 소자보다 4배 이상 효과가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된 소자는 휘어지는 기판에서도 잘 구현돼 웨어러블 전자 기기를 활용한 의료 시장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뇌, 심장, 근육 등 이온 생체 내에서의 신호 전달은 대개 이온 등의 형태로 정보가 전달된다. 이런 이온 형태의 정보를 전자소자를 이용해 분석하기 위해서는 이온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생체와 전자의 상호작용을 통한 효과적 전자소자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전기 전도도가 높아야 한다. 이온 혹은 생체물질과 잘 접촉할 수 있는 나노 구조의 형성이 중요하다. 또 생체의 특성상 유연한 소자가 기계적 움직임을 구동할 수 있어야 하고 생체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비침습적 모니터링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나노전자소재와 바이오 물질을 이용해 약한 생체신호도 감지할 수 있는 그물망 구조의 나노매쉬형 나노바이오융합 신소재를 개발했다. 나노매쉬형 전극은 나노수준으로 제어된 구조를 바탕으로 기존 전극보다 생체 접촉 저항을 7배 이상으로 낮췄다. 생체에 직접 활용하기 좋고 다양한 형태의 유연 기판과의 접촉성도 우수해 건강모니터링 스마트 패치나 밴드 등 스마트 웨어러블 소자에 핵심소재로 적용이 가능하다.
1차원 구조를 가진 단겹탄소나노튜브는 전기적, 기계적, 화학적으로 뛰어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을 침투 구조로 구현해 유연 전자소자, 뇌 전극, 에너지 소자 등에 응용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전도성 물질이자 1차원인 단겹탄소나노튜브가 침투 구조(percolating structure)를 가지는 경우 이온과 상호작용을 잘 할 수 있다. 그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
단겹탄소나노튜브는 서로 달라붙는 성질이 있어 공정이 매우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유연 소자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형성된 물질을 원하는 기판에 옮겨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복잡한 공정과 독한 화학물질들을 사용해야 했다. 따라서 적용할 수 있는 물질에 제한이 있었다.
연구팀은 개발한 신소재를 적용해 '고집적 유연 뇌전극'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생쥐의 고주파뇌파를 측정했다. 고주파뇌파(HFBSs, High-Frequency Brain Signals) 신호는 뇌 과학적으로 중요한데 신호가 약해 주로 두개골을 뚫고 전극을 삽입하는 형태로 측정해 왔다. 연구팀의 전극은 두개골을 침습하지 않고 두개골상에 전극을 붙여 신호를 측정했고 그 결과 기존 전극보다 고주파뇌파를 4배 이상 잘 감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개발한 신소재는 헬스케어용 웨어러블 전자소자와 유연바이오센서에 핵심소재로 사용할 수 있고 스트레쳐블 투명 전극, 유연에너지 저장 및 변환 소자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스핀융합연구단 이현정 박사팀이 주도하고 신경과학연구단 최지현 박사,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 최인석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 연구 분야의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지에 2월 4일자(논문명: Hydrodynamic Assembly of Conductive Nanomesh of Single-Walled Carbon Nanotubes using Biological Glue)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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