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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은행권 '국채 중독' 우려…취약성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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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은행들의 국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행들은 저렴하게 공급된 유동성을 활용해 기업·가계 대출을 늘리는 대신 국채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일종의 캐리 트레이드다.

지난해 말 기준 유로존 은행권이 보유한 국채 규모는 1조8000억유로(약 2227조41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 권 총자산에서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1년 이후 꾸준히 늘어 6%에 이르렀다. 이는 2006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국채 비율은 남유럽 은행들 사이에서 높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은행권 자산에서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넘는다. 3년 전의 5~6% 대에서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포르투갈 은행들의 국채 비중은 4%에서 8.1%로 증가했다. 유일하게 그리스만 국채 비중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국채 자산이 높아지는 것이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은행권의 위기 전염이 빨라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 총재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와 그렇지 않은 국채 사이의 자본 규제를 달리하는 등의 차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금융권의 국채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매입을 골자로 한 양적완화를 시행할 예정이어서 유로존 채권 수요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알베르토 갈로 신용 전략 대표는 "국채 캐리트레이드가 늘면 향후 부실채권 문제로 씨름할 유로존 은행들도 더 증가할 것"이라면서 "ECB의 양적완화가 끝나면 은행들의 구조적 수익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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