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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버핏인가]12. 80兆 갑부 버핏에게 성공이란 돈이 아닌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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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빅시리즈 #12. 버핏의 우정

25살 어린 빌게이츠와 25년간 절친
휴가 같이 보내고 학생들과 대담도 함께
게이츠부부 재단에 재산 기부하기도


[왜 지금 버핏인가]12. 80兆 갑부 버핏에게 성공이란 돈이 아닌 '사람'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가 브리지 게임을 하는 모습[사진=플리커, Ethan Bl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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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난 버핏이 화내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56년 동안 워런 버핏의 곁을 지킨 동업자 찰리 멍거가 한 말이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장점을 칭찬하고 궁합을 자랑하기 바쁘다. 버핏은 멍거와의 관계에 대해 "서로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굳이 전화를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죽이 잘 맞는 사이"라며 "우린 가끔 의견 충돌이 있지만, 말다툼을 해본 적은 없다"고도 했다. 버핏은 멍거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과 친분을 유지해왔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버핏 특유의 유쾌하고 인간적인 성격, 일에 대한 열정에 매료됐다. 버핏과 인연을 맺고 우정을 나눈 친구들을 소개한다.


◆25살의 나이차, 25년 우정 이어온 빌 게이츠= 버핏과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는 25년 우정을 자랑한다. 두 사람은 1991년 7월 미국의 독립기념일 휴일에 워싱턴 포스트의 논설주간 메그 그린필드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그들은 첫 만남에서부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끊임없이 서로의 사업에 대해 질문을 주고받으며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두 사람은 비슷한 세계관을 가졌다는 사실에 강한 끌림을 느꼈다. "저녁 자리에서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요. 나는 '집중'이라고 답했고, 빌도 똑같은 대답을 하더군요."

정보기술(IT)에 문외한인 버핏은 게이츠와 사업적 관심사가 전혀 다르다. 그렇지만 게이츠는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모르는 버핏에게 온라인 카드 게임을 가르쳐주고, 버핏은 게이츠에게 브리지 게임을 알려주며 허물없이 지냈다. 두 사람은 휴가를 같이 보내고, 콤비를 이뤄 다양한 지역을 돌며 학생들과의 대담을 열기도 했다. 게이츠는 스스럼없이 자신을 '버핏의 팬'이라고 부른다. "나는 햄버거를 즐겨 먹고 콜라를 좋아하는 그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의 팬이다. 버핏과 함께 있으면 그가 자신의 일에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옆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두 사람이 25살의 나이 차이에도 서로를 대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동갑내기 친구 같다고 전한다.


2004년에 게이츠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로 임명되며 버핏과의 관계를 더 확고히 했다. 두 사람의 우정이 가장 빛을 발한 건 2006년 버핏이 자신이 보유한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등 재산의 대부분을 빌앤드멀린다 재단에 기부한다고 발표했을 때다. 게이츠의 자선사업 능력을 확신했기 때문에 나온 결정이다. 버핏은 자신보다 기부된 돈을 더 잘 쓸 것이라며 "젊고 똑똑하며 생각과 방향이 옳다는 사실이 입증된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재단보다 나은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등 정치인과도 교류 활발= 버핏은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선거캠프에서 고문으로 지원을 펼쳤다. 그동안 민주당 지지자였던 버핏의 놀라운 변화였다. 그는 "수년 동안 아널드를 알고 지내왔다. 나는 그가 캘리포니아 경제 위기를 해결하는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 내리라 믿는다"고 공개 지지선언을 했다. 슈워제네거도 버핏에 대해 "그는 어느 누구보다 청렴하고 정직하다. 나도 그처럼 정무를 수행하고 싶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선거기간 중 두 사람의 우정에 위기가 찾아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1면에 낸 버핏의 인터뷰 기사 때문이었다. 기사는 버핏이 오마하와 캘리포니아의 재산세를 비교하며 캘리포니아 주민에 더 높은 재산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것처럼 편집됐다. 슈워제네거 후보 캠프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기사였다. 악재에도 슈워제네거는 주지사에 당선됐고, 선거가 끝난 후 버핏은 월스트리트 저널 편집국장에게 편지를 보내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이 편지를 버크셔 해서웨이 홈페이지에도 올리면서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결국 버핏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버핏은 슈워제네거가 입을 정치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말을 번복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 선거가 끝난 후 항의 편지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버핏은 여러 정치인들과 활발하게 교류해왔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버핏과 점심을 먹으며 자신이 세울 재단의 기금 마련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버핏은 최근 힐러리 클린턴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버핏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등 공화당 인사들과도 두루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프 자선경매행사에선 우즈의 일일 캐디로
"항상 목표 정해놓고 최선" 성실함 칭찬


◆타이거 우즈, 보노, 제이지…버핏은 '마당발'= 2001년 3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골프 캐디가 탄생했다. 한 자선경매행사에서 버핏이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의 일일 캐디로 나선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버핏은 등에 '우즈(Woods)'라고 쓰인 흰색 점프슈트를 입고 우즈의 캐디 역할을 했다. 우즈는 이날 65만달러를 지불한 최고 입찰자와 골프시합을 벌였다. 행사가 끝난 후 버핏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었습니다. 거의 카트를 타고 이동했거든요." 버핏은 당시 우즈와 함께 찍은 사진을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 사무실에 걸어놓고 있다. 버핏은 우즈의 근성과 성실성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꺼낸다. "그는 하루에 500타를 칠 정도로 연습벌레다. 연습할 때 매 타마다 목표를 설정한다. 항상 마음속에 목표를 정해놓고 최선의 자세로 임하는 것이다."


버핏의 넓은 인맥에 유명 팝가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버핏의 아내 수전이 암과 싸우고 있을 때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노래가 그녀에게 힘이 돼 줬다. U2의 리더 보노는 2003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인 넷제츠의 한 행사에 참석한 후 버핏 가문 사람들과 연을 맺게 됐다. 보노와 처음 만난 버핏은 장난스레 이렇게 말했다. "U2의 음악은 나를 완전히 감동시켰습니다. 그리고 가장 흥미로웠던 사실은 보노가 그룹의 수익을 공평하게 나눠 가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보노는 버핏의 딸 수전 주니어를 자기가 설립한 자선단체 'DATA'에 이사로 초빙했고, 버핏의 손녀 에밀리가 DATA에서 인턴 직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2010년 버핏은 미국 힙합의 대부 제이지(Jay-Z)와 포브스 잡지 커버를 장식했다. 이후 제이지는 오마하를 방문해 버핏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가깝게 지냈다. 2년 후 두 사람은 '넥타이' 때문에 또다시 이목을 끌었다. 버핏은 제이지가 문을 연 뉴욕의 한 클럽 오프닝에 참석했는데, 제이지가 그의 넥타이를 고쳐주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된 것이다. 추후 이 넥타이는 포브스 커버 촬영 당시 제이지가 버핏에게 선물로 준 것임이 밝혀졌다. "당시 나는 제이지가 맨 넥타이에 대해 계속 칭찬을 늘어놨고, 그는 결국 그것을 벗어 내게 건넸습니다. 누군가 내게 넥타이를 주면 나는 기꺼이 받습니다."


2009년 억만장자 10여명과 비밀회동
기부모임 구성위한 만남으로 밝혀져 화제


◆"성공이란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 버핏은 세계를 주무르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비공개 모임에 참석하곤 한다. 매년 7월 아이다호 주에서 열리는 '선 밸리 모임'이 그것이다.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 '앨런 앤드 컴퍼니'가 1983년부터 개최한 이 행사에는 버핏을 비롯해 경제, 정치, 미디어, IT,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정상급 거물들이 몰려와 '사교의 장'을 즐긴다. 빌 게이츠 부부를 비롯해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레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등이 이 행사에 초대된 인물의 면면이다.


또한 버핏은 캘리포니아 라구나 비치에 있는 자신의 별장으로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워싱턴 외곽에서 골프를 치며 사적으로 만나기도 한다. 또한 그는 투자 분야의 전문가들과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지곤 했다. 주로 리조트에서 모임을 갖고 이른 아침부터 각자의 생각을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여기에는 톰 머피 캐피털 시티즈 대표, 캐럴 루미 전 포천 편집국장, CBS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월가 투자자였던 고(故) 래리 티시 등이 참석했다.


2009년에는 버핏이 10여명의 억만장자들과 함께 뉴욕 록펠러대학교 총장공간에서 만찬을 겸한 비밀 회동을 가져 화제를 일으켰다. 이 자리에는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록펠러 가문의 수장인 데이비드 록펠러, 테드 터너 CNN 창업자, 부동산 재벌 엘리 브로드와 피터 피터슨 리먼브러더스 전 회장 등이 포함됐다. 당시 이 회동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다가 글로벌 갑부들의 기부모임인 '기빙플레지'를 구성하기 위한 초석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처럼 버핏은 세계적인 거부나 유명 인사들과 어울린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성공은 '돈'과는 거리가 멀며 그보다 소박하다. 버핏은 "진정한 성공이란 가까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2005년 네브래스카대학교 경영학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내 주변에는 엄청난 부를 누리고 모든 것을 갖췄지만 그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이가 한 명도 없는 사람도 있다"며 "반면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그것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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