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 내 친(親) 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고 미국과 독일이 외교적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견해가 엇갈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살상무기 지원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향한 무기 지원은 아직 결정난 게 아니고 하나의 선택사항으로 검토중인 단계"라면서 구체적으로 언제 무기 지원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다만 "오는 11일 민스크에서 열릴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등 4개국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프랑스·독일 양국 정상이 제시한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수용하길 바란다"면서 사실상 이번주가 무기 지원 결정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군사적 해법 찾기를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독일의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지 간에 미국과 유럽의 동맹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일부 유럽 정상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지역 간 충돌이 더 격화하고 유럽의 평화가 깨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메르켈 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무기 지원 검토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키우지 않는 것에 대해 11일 민스크 회담 결과에 따라 무기 지원을 용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기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WSJ은 메르켈 총리가 지난 주말 푸틴 대통령과 만났을 때 11일 회담에서 평화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하며 최후통첩 성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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