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난 6일 제2롯데월드가 개장 100일을 맞이했다. 100일 기념 각종 이벤트와 행사를 진행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효과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오후에 찾은 제2롯데월드의 에비뉴엘 지하 1층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안전 논란 이후 손님이 뚝 끊긴 터라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였다. 이들은 100일 기념 이벤트로 진행되는 경품행사 추첨을 위해 줄을 서 있는 것이었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곳곳에서 '오픈 100일 축하 서프라이즈 즉석 경품이벤트'를 진행하고 이벤트 기간 동안 쇼핑몰 방문고객 3만여명에게 롯데 기프트카드,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롯데면세점 선불카드, 롯데시네마 관람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줄을 서 있던 백주희(가명·27세)씨는 "밥 먹으러 왔다가 경품추첨판을 돌려 당첨되면 선물을 준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면서 "집도 근처고 이곳엔 사람이 없어 조용하고 북적이지 않기 때문에 가끔 들린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진행되는 경품 당첨 이벤트 장소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편이었지만 그외에는 여전히 한산했다. 매장마다 작게는 30%에서 크게는 80%까지 다양하게 할인 판매를 진행 중이었지만 찾는 고객이 거의 없었다.
한 여성복 매장 직원은 "세일을 크게 해도, 각종 이벤트를 진행해도 소용이 없는 것 같다"면서 "고객이 계속 줄고 있다는 느낌만 든다"고 한숨을 쉬었다.
영업중단 50일이 넘은 영화관 앞에는 환불 및 고객안내문만이 사람을 반길 뿐이었다. 마치 오랜시간 인적이 끊긴 곳처럼 스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영화관 주변 매장들은 더 한숨소리가 깊었다. 한 영화관 인접 매장 점원은 "영화관이 운영됐을 때에는 영화시간을 기다리던 고객과 영화가 끝나고 몰려나오던 고객들이 매장을 찾아줬었는데 요즘엔 그나마도 끊겨 더 힘든 상황"이라며 "영화관이 문을 닫은 이후로는 이 층까지 올라오는 고객들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에비뉴엘도 거의 대부분의 층이 한산했다. 다만 면세점이 위치해 있는 7층과 8층은 떠들썩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때문이었다. 단체관광으로 온 유커들이 계속 면세점으로 유입되고 있어 그나마 면세점은 활기가 돌았다.
유커들이 떼로 몰려 프라다와 까르띠에 매장 앞에 줄줄이 진을 치고 앉아 있는 모습은 명품샵이 아닌 '도떼기 시장'을 연상케했다. 근처 매장 직원은 "이곳이 단체관광객들이 대기 또는 집결하는 장소이다 보니 이런 풍경이 자주 연출된다"면서 "당황스럽지만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때마침 영화관 앞에는 직원안전 설명회를 장소를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었다. 한 매장 직원은 "설명회도 하고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여러가지로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출근할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매장 직원은 "제2롯데월드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가족과 지인들로부터 수십통의 문자와 전화를 받곤 했다"면서 "어머니가 하도 성화를 하셔서 별 수 없이 다른 매장으로 옮겼다고 거짓말을 해 안심을 시켜드렸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