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지난 7일 모스크바 3개국 정상회의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러시아에 제안한 중재안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충돌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고 영국 BBB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지난 7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최근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자리였다. 올랑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앞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동부 지역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상태였다. 올랑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러시아와 우크라니아간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한 셈이다.
7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3개국 정상회담은 5시간 넘게 이어졌고 회담 후 러시아 정부는 건설적인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8일 전화 회의를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평화 정책을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 2TV와 인터뷰에서 7일 모스크바 회담과 관련해 프랑스와 독일의 중재안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전쟁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 중 하나였다"며 "영구적인 평화협정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쟁이라는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개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중재안의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올랑드 대통령은 현재 논의 중인 평화협정 초안에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비무장지대를 설정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해 추가 무력충돌을 막자는 것이다. 그는 훨씬 강화된 동부 지역의 자치권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살상용 무기지원 검토를 반대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강화해도 이는 러시아를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자치권을 상당한 수준에서 허용하는 조건으로 현재의 전선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즉각 휴전하고, 동부 지역의 지위 확정을 상당 기간 유예하며,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는 등의 내용이 프랑스·독일 협상안에 담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평화협상을 지지하면서도 회의적 전망도 내놨다.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러시아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판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현재 전쟁을 벌이고 있지 않고 누구와도 전쟁을 벌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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