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에 성공해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부자는 보유 현대글로비스 주식 502만2170주(13.39%)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수요 조사에서 경쟁률이 2대 1 수준으로 2조원 이상이 몰렸고, 국내와 해외 기관투자가가 절반 정도씩 물량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은 전날 현대글로비스의 종가 23만7000원보다 2.7% 낮은 주당 23만500원에 결정됐다.
이로써 정 회장 부자는 주식 매각으로 1조1000여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로 낮아지게 됐다. 보유 지분이 30%를 밑돌면서,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들 부자는 남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에 대해선 2년간 보호예수(주식을 팔지 않는 것)하기로 했다.
정 회장 부자의 최대주주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 현대차 등 우호지분을 더하면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정 회장 부자는 지난달 12일에도 블록딜을 추진했으나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실패했다. 이번 주식 매각 가격은 당시보다 5만원가량 낮아졌다.
이번 매각 관련 현대차그룹은 "이번 블록딜은 공정거래법 개정취지에 부응하고 블록딜 재추진 여부를 둘러싼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지배구조 개편 등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전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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