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서 82타 친 우즈, 약속의 땅 토리파인스로 '2주 연속 등판'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입스? 아니면 스윙 교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
타이거 우즈(미국)의 올해 첫 등판인 지난주 피닉스오픈 성적은 132명 가운데 꼴찌인 132위였다. 그야말로 충격의 '컷 오프'다. 우즈가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골프장(파71)에서 대회를 마치고 인근 글렌데일 피닉스대학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Super bowl)'을 관전하겠다는 계획을 바꿔 곧바로 집으로 돌아간 이유다.
무엇보다 2라운드에서 82타를 치며 무너지는 과정에서 터무니없는 샷을 남발해 '숏게임 입스(yips)'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는 점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호흡이 빨라지고 손에 경련이 일어나는 등 몹시 불안해하는 증세다. 실제 4번홀에서 10야드 거리 칩 샷은 웨지 날에 맞아 47야드를 날아갔고, 14번홀의 31야드 칩샷은 뒤땅을 쳐 19야드 밖에 가지 않았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지난해 12월 월드챌린지 이후 2개월 만에 딱 한 경기를 치른 내용을 토대로 입스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 지난 3월 허리 수술 이후 오랫동안 스윙 교정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이다. 우즈 역시 "예전 스윙과 새 스윙이 겹치면서 나온 혼란"이라며 "일단 부상에서 벗어나 드라이브 샷의 파워를 되찾은데 만족한다"고 했다.
우즈에게는 그래서 5일 밤(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골프장 남코스(파72ㆍ7698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총상금 630만달러)이 더욱 중요하다. 토리파인스는 다행히 코스 구석구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약속의 땅'이다. 이 대회의 전신인 뷰익 당시 통산 7승을 쓸어 담았다. 메이저 우승도 이곳이 마지막이었다. 2008년 US오픈에서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와 18홀 연장전에 이어 서든데스까지 91홀 사투 끝에 메이저 14승째를 일궈냈다.
'소니오픈 챔프' 지미 워커와 '피닉스오픈 챔프'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등이 우승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에서는 더스틴 존슨(미국)의 귀환이 장외화제다. 지난해 8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돌연 투어를 떠나 금지약물 양성 반응 때문에 PGA투어에서 징계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아이스하키의 전설 웨인 크레츠키의 딸인 폴리나 그레츠키와 약혼했고, 지난 20일 아들을 얻어 또 다른 뉴스를 만들었다.
한국군단은 최경주(45ㆍSK텔레콤)가 선봉을 맡았다. 지난해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며 2위에 올랐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장이 긴 코스에서 오히려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으로 톡톡히 효과를 봤다. '병역 논란의 주인공' 배상문(29)이 귀국을 거부하고 PGA투어 출전을 강행하고 있고, 노승열(24ㆍ나이키골프)과 함께 박성준(29)과 김민휘(23) 등 루키군단이 가세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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