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은 인정, 회항지시는 부인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명백한 매뉴얼 위반입니다"
'땅콩 회항'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40)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결심공판에서 "사건의 발단은 서비스 매뉴얼을 승무원과 사무장이 찾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2일 진술했다.
조 전 부사장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성우)의 심리로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열린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결심 공판서 이같이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폭행을 인정하면서도 매뉴얼을 숙지 못한 승무원과 사무장의 잘못이 있다는 일관된 태도를 폈다. 그는 "매뉴얼에는 한자 정확히 설명이 없을 수도 있지만 수년간 강사들이 설명을 하고 가르쳤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다수 승무원들이 정당하다고 생각 안 한다면 객실훈련원 팀장들 문의 고칠 것 건의했다면 고쳐졌을 거다. 그렇지 않은 경우 이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면 매뉴얼을 위반한 거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잘못된 부분 지적은 현장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지적하기도 전에 매뉴얼 자체 보지 못해서 그래서 화가 났다"면서 "그 뒤에 보인 행동들은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은 폭행혐의는 인정했다. 검찰 측이 "파일철을 김모 일등석 대한항공 승무원에게 집어던진 것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조 전 부사장은 "네'라고 답했다.
다만 하기지시를 할 때 조 전 부사장은 항공기가 이동 중이었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했다. 그는 "항공기를 되돌린적 없다"면서 "출발하지 말라 한 것은 기장에게 최종판단을 넘긴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저는 하기 지시를 할 때 흥분된 상태라 이동 중인 줄 몰랐다"고 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20여분간 승무원들에게 폭언·폭행 등 난동을 부리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7일 기소된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과 항공기안전운항저해 폭행,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및 강요 등 5개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