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코치도 약물파문 뒤 계약 사인 안해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나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27일ㆍ스위스 로잔) 출석을 앞둔 박태환(26)은 예정대로 훈련할 계획이다. 박태환의 소속사 팀GMP에서는 "검찰 수사나 FINA의 청문회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예정된 훈련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박태환의 훈련을 맡을 코치를 구하기 어렵다. 팀GMP는 지난달 25일 국내에서 수영 클럽을 운영하는 A코치에게 전담 지도를 요청, 구두 합의를 했다. 하지만 합의를 한 이튿날(1월26일) 팀GMP가 보도자료를 내 박태환이 도핑에 적발된 사실을 발표했음을 뒤늦게 안 A코치는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고 청문회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태환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마이클 볼 코치(53)와 결별했다. 볼 코치는 그동안 박태환의 몸 상태 등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국가대표 코치가 아니어서 여러 제약을 받았다. 전례에 비추어볼 때 박태환에 대한 징계가 공식 발표되면 볼 코치도 호주수영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해외 전지훈련도 쉽지 않다. 박태환이 훈련지로 즐겨 찾은 호주의 시설은 당분간 활용할 수 없다. 호주수영연맹은 금지약물을 사용한 선수의 훈련을 금지한다. 지난해 11월 중국 매체를 통해 금지약물 양성 반응 사실이 보도된 쑨양(24)은 지난해 12월 3일 호주수영연맹으로부터 전지훈련 불가 통보를 받았다. 추진중인 미국 전지훈련 역시 같은 이유로 난항이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약물을 투여한 클리닉 측과 진실공방이 한창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두봉)의 수사가 박태환 쪽에 유리하게 기울어도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수사의 쟁점은 박태환에게 약물을 투여한 병원에서 팀GMP에 넘겼다는 건강 진단서와 처방전의 존재 유무 및 내용이다. 병원에서는 2013년 12월 팀GMP에 건강 진단서, 처방전 등이 담긴 서류 열 장을 전달했다고 주장한다. 이 안에 약물 처방 내용도 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팀GMP는 일곱 장을 전담팀과 공유해 식단과 훈련법 등에 변화를 줬을 뿐, 나머지 세 장은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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