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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대우조선, 야말 쇄빙 LNG선 수주 원동력은 '창조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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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난달 30일 경남 거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에서 야드까지 연결된 '창조로'를 내달리다 보니 한창 작업 중인 선박이 눈에 들어왔다.

러시아 야말(Yamal) 프로젝트의 첫 번째 쇄빙 액화천연가스(LNG)선이다. 아직 완성된 모습은 아니었지만 야말 쇄빙 LNG선 1호가 외부에 첫 모습을 드러내 보였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러시아 야말반도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쓰일 쇄빙 LNG선 15척을 수주했다.


양성길 대우조선 상선 EM 차장은 "기술력 하나만으로 쇄빙 LNG선 분야를 싹쓸이했다"며 "첫 번째 쇄빙 LNG선의 절단이 이뤄지며 건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처럼 대우조선은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LNG선시장의 판도를 아예 바꿔놓았다. 이는 대우조선이 다른 조선업체와 달리 창조적인 생각에서 LNG선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LNG선에 대한 기존 관념을 바꾼 것이다.


기존 LNG선은 대형 오일메이저들이 시추한 LNG를 운반하는데, 선박 연료는 벙커 C유와 같은 석유를 사용했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출발부터 생각을 바꿨다. 아예 선박 추진 연료를 LNG로 선택했다. 비싼 석유 연료보다 값싼 LNG를 사용하면 선박 유지 운영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PRS'라는 천연가스 부분재액화 장치를 자체개발해 운송 중 발생하는 LNG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LNG운반선은 기체인 천연가스를 액체 상태로 변환해 운송하는데, 운항 중 일부가 자연 기화돼 버려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기화된 가스를 재액화시켜 화물창으로 돌려보내야 하는데 추가적인 냉매 압축기와 동력이 필요하다.


황인성 대우조선 상선 EM 부장은 "PRS는 화물창에서 발생하는 증발가스 자체를 냉매로 사용하기 때문에 선박 유지 운영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며 "연료 효율은 현재 LNG 운반선에 사용되는 전기추진방식인 DFDE 엔진 대비 20% 이상 향상돼 운항에 드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천연가스 추진 선박 기술(HiVAR-FGSSㆍPRS)은 2013년 장영실상에 이어 지난해 한국기계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관한 '올해의 10대기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는 '2014년 대한민국 기술대상 금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LNG선 부문에서 대우조선의 또 다른 강점은 타사 대비 빠른 납기다. LNG선 총 건조에서 인도 시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0개월로, 경쟁사보다 6개월 빠르다. 핵심 공정인 화물창 보온작업 기간을 경쟁사보다 3개월 빠른 6개월로 단축한 데다 진수에서 인도까지 걸리는 기간도 경쟁사보다 2개월 빠른 7개월로 줄였다.


실제 옥포조선소에서 마지막 점검 중인 그리스 마란가스의 15만9800㎥ LNG선도 후판 절단을 시작해 18개월 만에 건조했다. 오는 7월께 선주에 인도할 예정인데 30개월이라는 당초 기록보다도 단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LNG선 기술력에 힘입어 대우조선은 세계 조선시장 LNG선 분야에서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LNG운반선 부문에서만 총 37척을 수주했다.


개별 조선업체가 한 해에 LNG선을 30척 넘게 수주한 것은 대우조선이 처음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12척을 포함하면 회사가 지난해 수주한 가스운반선은 총 49척에 달한다. 수주금액도 전체 100억달러 이상으로 집계돼 전체 수주금액 149억달러의 약 67%에 달한다.


김만수 대우조선 전무(구조설계팀)는 "전 세계에서 100여척이 넘는 LNG선을 수주한 것은 높은 기술력에다 노사 간 신뢰를 바탕으로 선주들이 만족할 만한 빠른 납기를 채우며 고객들에게 신뢰를 쌓았기 때문"이라며 "LNG선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로 세계 조선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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