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은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연체율은 기업들의 연말 채무상환이 이어지면서 소폭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잔액은 주택거래 규제 완화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원화대출채권 잔액은 1255조8000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3조7000억원, 0.3% 증가했다. 증가폭은 지난해 10월 15조원 증가 이후 두 달 째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대기업대출이 183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7000억원 증가해 전월 감소(-7000억원)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이는 12월 정책금융공사 합병 효과로 대기업대출이 8조8000억원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정금공 합병효과를 제외하면 12월중 오히려 6조1000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대출은 522조4000억원으로 6조3000억원 감소해 전월 증가(4조9000억원)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금감원은 기업의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 계절적 요인으로 기업대출이 전월대비 큰 폭으로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가계대출은 저금리와 주택거래 호조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가계대출은 518조2000억원으로 5조5000억원 늘었는데 전월에 6조원이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폭은 줄었다. 다만, 12월 중 모기지론유동화잔액 증감분을 포함하면 전체 가계대출은 전월말 대비 6조9000억원 증가한다.
12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64%로 전월말 대비 0.2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전년동월 대비 0.1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정리된 연체채권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월중 신규연체 발생액 1조3000억원을 크게 상회한데 주로 기인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77%로 전월말 대비 0.33%포인트 하락했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0.09%포인트 떨어졌다.
대기업대출의 연체율은 0.57%로 전월말 대비 0.18%포인트 하락했고, 중기대출 연체율은 0.84%로 전월말 대비 0.38%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9%로 전월말 대비 0.13%포인트 하락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41%로 전월말 대비 0.08%포인트 떨어졌다. 집단대출 연체율은 0.74%로 전월말 대비 0.14%포인트 떨어졌는데, 집단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9%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0.67%로 전월말 대비 0.27%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말 연체율은 지난 2009년 12월말 0.63% 이후 최저 수준으로, 2012년 이후 개선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최근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기어버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과 가계부채의 빠른 증가세를 감안해 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