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실적 크게 개선, 대형사 쏠림현상 심화…중소·중견기업은 4중고에 신음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철강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수요 부진, 저가 수입재 증가, 환경규제 강화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 철강업계 양대산맥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실적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동국제강, 동부제철은 지난해 수익 악화로 고전하며 자산 매각설에 시달리거나 실제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고 올해도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이 지속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대형 철강사로의 쏠림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1위인 포스코는 2014년 실적 집계결과 개별기준으로 매출액(개별 기준) 29조2188억원, 영업이익 2조3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4.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1% 늘어 결과적으로 이익률이 개선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글로벌 업황 악화로 판매 단가가 낮아져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며 "하지만 원재료 가격이 낮아진데다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솔루션 마케팅이 성과를 내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2013년 1조5825억원에서 2014년 1조1389억원으로 줄었다.
현대제철 역시 전년과 비교해 실적이 나아졌다. 현대제철은 매출액(별도 기준) 16조329억원, 영업이익 1조4400억원, 당기순이익 751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재무구조 역시 개선돼 2013년 12조7004억원이던 차입금이 지난해 11조884억원으로 줄어 부채비율은 108.8%까지 낮아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분을 합병하면서 이 실적이 회계에 반영돼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여타 철강사들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조선ㆍ건설업 불황으로 주력인 후판과 봉형강 판매가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 1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2233억원, 11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부채비율도 지난 2011년 222.6%에서 2012년 228.8%, 2013년에는 247.8%로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한 뒤 재무구조 안정화와 사업통합에 따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을 합병,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4년 재계 서열 12위까지 올랐던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제철은 지난해 10월 채권단과 '동부제철 경영정상화 이행을 위한 약정'까지 체결했다.
동부제철은 2011년 연결기준 4조2595억원에 달하던 매출액이 2013년 3조7812억원까지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2011년 21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57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부발전당진은 SK가스에, 동부특수강은 현대제철에 매각됐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100대 1 무상감자안을 통해 지분율이 기존 36.94%에서 1% 미만으로 떨어지며 철강사업에 뛰어든 지 30여년 만에 동부제철의 경영권을 상실했다. 지난해 말에는 전기로 가동을 중단하며 인력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처지다.
업계에서는 쏠림 현상이 더욱 가중되며 올해 대형 철강사를 제외한 중소ㆍ중견 철강사들이 4중고를 겪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수입재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등으로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2000년대 초반 중국 경제 성장으로 인한 철강 수요 증가와 글로벌 경기 호조 당시 철강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가 급증한 것도 양극화 현상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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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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