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국과 일본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이 임박해 보인다.
아사히,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들은 30일 양국이 현행 38.5%인 일본의 쇠고기 관세를 9~10%까지 낮추는 것에 대해 의견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관세인하에 소요되는 기간은 10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적으로 20%까지 관세율을 낮춘 후 궁극적으로 10%로 줄이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양국이 한 자릿수의 쇠고기 관세를 유지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왔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관세율이 거론됐다는 점에서 협상이 좀 더 진전됐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일본과 호주가 체결해 의 앞서 호주와 경제동반자협정(EPA)에서 규정한 냉동 쇠고기의 관세율 19.5%, 냉동 쇠고기 23.5%로의 단계적 관세 인하에 비해 인하 폭이 훨씬 많다.
다만 관세 인하에 소요되는 기간 축소와 수입량 급증시 관세를 인상할 수 있도록 하는 '세이프 가드'의 발동조건을 엄하게 규정하는 식으로 미국 측의 입장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일본 언론들의 예상이다.
돼지고기 관세도 변화가 예상된다. 저가와 고가 돼지 고기로 이분화돼있는 현행 관세를 저가 돼지고기는 현행 1㎏ 당 482엔에서 종량세로 바뀌고 고가의 돼지고기에 부과되는 4.3%의 관세는 장기적으로 없어질 전망이다.
일본은 미국과의 TPP 협상에서 쌀, 쇠고기 · 돼지 고기, 설탕 등을 '중요 5대 항목'으로 규정하고 관세철폐를 방어하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면 미국은 노골적으로 일본의 쇠고기와 돼지고기 시장 개방을 촉구 해왔다.
쇠고기 외에 쌀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요미우리신문은 하루 전 일본 정부가 TPP 협상 과정에서 미국에서 수입하는 주식용 쌀의 양을 확대시키는 특별 기준의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현재 연간 77만t의 쌀을 수입중인데 이중 36만t이 미국 산이다.
또다른 핵심 분야인 자동차 분야에서도 양국간 견해차가 상당폭 해소됐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앞서 마이클 프로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7일 의회에 출석해 "일본과의 협상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하며 협상 타결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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