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330억원대 횡령혐의로 기소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76)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재욱)는 29일 오후 열린 선고 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망한 유씨가 영향력을 행사한 계열사가 거액을 횡령하고 상표권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유씨 일가에게 지급하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유씨 일가가 거액의 이득을 얻은 점으로 미뤄 볼 때 피고인이 고령이고 개인적으로 얻은 이익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더라도 엄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가 인정한 김 전 대표의 범죄 혐의 액수는 횡령 40억원과 배임 292억원 등 총 332억원이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송국빈 다판다 대표(62) 등 유씨 측근들과 짜고 계열사 돈으로 유씨에게 고문료를 지급하거나 루브르 박물관 등지에서 열린 유씨의 사진 전시회를 지원한 혐의를 받아 구속기소됐다.
또 유씨 두 아들인 대균(44)씨와 혁기(42)씨가 최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운영비 지원을 위해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하도록 해 계열사에 대규모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았다.
김 전 대표는 세월호 사고 사흘 뒤 90일짜리 비자 면제프로그램으로 미국에 간 뒤 잠적했었다. 이에 이민관세청(ICE)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미국 사법당국은 한국 수사당국의 요청을 받아 그의 체류자격을 취소했다. 검찰은 즉각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이를 무효로 만들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자진 귀국해 검찰에 체포됐다.
김 전 대표가 사법처리되며 세모그룹 관련 수사망에 걸리지 않은 해외 수배자는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씨만 남게 됐다. 인터폴 공조 수사망에도 걸리지 않은 그는 미국을 탈출, 남미 등 제3국으로 도피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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