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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버핏인가]2-① 11살 투자자는 땅을 쳤다 "인내가 돈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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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빅시리즈 #2. 숫자로 풀어쓴 버핏의 인생

11세때 주식투자 5달러 벌다
몇년뒤 땅을 쳤다
그리고 깨달았다
인내심이 돈이구나

[왜 지금 버핏인가]2-① 11살 투자자는 땅을 쳤다 "인내가 돈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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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김보경 기자, 주상돈 기자, 김민영 기자] 워런 버핏은 숫자에 강하다. 한번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대주주인 크리스 스타브루가 버핏에게 99 곱하기 99가 얼마냐고 물었다. '9801'. 버핏은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답했다. 이번엔 스타브루가 '어떤 그림 가격이 100년 동안 250달러(약 27만원)에서 5000만달러(약 543억원)로 올랐다면 연간 수익률은 얼마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13%'. 버핏은 이번에도 정답을 바로 맞혔다.

버핏은 평생 계산기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버핏의 머릿속은 거대한 엑셀 함수와도 같았다. 숫자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버핏은 이를 바탕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줄 알았다. 기업을 인수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그가 하는 것은 대차대조표를 한번 빠르게 훑어보는 것이 전부였다. '숫자 달인' 버핏은 그 자신의 인생에서 다양한 진기록을 가지고 있다. 버핏의 삶을 숫자로 정리해봤다.


◆11살의 투자자= 믿기 힘들지만 버핏은 6살 때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식료품점에서 코카콜라 6개들이 한 팩을 25센트에 사다가 5센트씩 받고 팔았다. 버핏은 나중에 "이런 고수익 소매사업을 통해 나는 제품이 갖고 있는 놀라운 흡입력과 상업적 가능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10살 무렵 버핏은 펩시콜라로 음료 사업의 주력 상품을 바꿨다. 1940년 당시 코카콜라의 용량은 180㎖인 데 반해 펩시콜라의 용량은 360㎖였다. 용량과 가격에서 펩시가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버핏은 이외에도 껌이나 경마 정보지를 팔면서 어린 시절 사업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버핏은 이미 6~7살 때 주식에 관심을 느꼈다고 한다. 8살부터는 아버지 하워드 버핏의 서가에 꽂혀있던 주식에 관련된 책을 읽었고, 11살 때는 하워드가 중개인으로 있던 '해리스 업햄'에서 주가를 기록하는 일을 했다. 그가 직접 처음 주식을 매수한 것은 1942년 4월. 만 11살 버핏은 주당 38달러를 주고 시티서비스 우선주 3주를 샀다. 그러나 시티서비스의 주가는 곧 27달러로 하락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 끝에 주가는 40달러로 회복됐고 버핏은 수수료를 제하고도 5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몇 년 후 그 주식은 주당 200달러까지 치솟았고 여기서 버핏은 참을성을 더 길러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7명의 행운아= 버핏은 1956년 자신의 첫 회사 '버핏 투자조합'을 설립한다. 그에게 투자자문을 구하던 친구들과 친척들 7명으로 조합을 구성했다. 이들은 10만5100달러(약 1억1400만원)를 내놓았지만 조합의 운영에는 어떤 의견도 낼 수 없었다. 버핏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무한 신뢰에 버핏은 늘 기대 이상의 성과로 답했다.


버핏은 조합 설립 첫해부터 1966년까지 10년 동안 무려 1156%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 다우존스지수 상승률의 거의 10배에 해당한다. 이후에도 버핏의 투자 성과는 이어졌다. 가령 1956년 버핏에게 1만달러(약 1086만원)를 맡긴 투자자는 1970년 버핏이 투자조합을 해산했을 때 16만달러(약 1억7376만원)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버핏의 초기 투자 파트너 7명은 그야말로 행운아였던 셈이다. 만일 이 돈을 당시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으로 전환했다면 오늘날에는 2억590만달러(약 2236억원)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약 50년간 연평균 19.7% 수익률= 버핏은 '복리(複利)의 마술사'다. 복리는 그의 투자에 있어 기본 개념이다. 당장의 돈의 가치보다는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 이자에 이자가 붙는 그 돈의 미래가치를 따졌다. 버핏은 이를 '스노볼(눈덩이)'에 빗댔다. "복리는 언덕에서 눈덩이를 굴리는 것과 같다. 작은 눈뭉치로 시작해서 굴리다 보면 끝에 가서는 정말 큰 눈덩이가 된다."


복리의 마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그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이고, 이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버핏이 경영권을 인수한 첫해(1965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23.8% 올랐다. 1976년에는 무려 59.3% 폭등하기도 했다. 이후 2013년까지 버크셔의 주가는 'IT 버블(2001년)'과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단 두 번을 제외하고 상승했다. 2013년까지 연평균 수익률은 19.7%에 달한다. 같은 기간 S&P 500지수의 그것(9.8%)보다 9.9%포인트 높은 수치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누적 수익률은 69만3518%에 달한다. 꾸준한 성장과 복리의 마법이 이뤄낸 성과다.


◆MS 주식 100주= 버핏은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스스로 잘 몰라 예측하기 힘든 분야에는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버핏이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은 100주를 갖고 있다. 세계 2위 갑부인 그에게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에 쓴 돈 약 500만원은 별 것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적은 돈도 허투로 쓰지 않는 버핏의 투자원칙을 감안하면 이는 아주 특별한 경우다.


버핏의 마이크로소프트 100주의 투자는 그의 친구 빌 게이츠에 대한 믿음이 바탕이 됐다. 버핏은 ABC방송의 심야뉴스인 '나이트라인'에 출연해 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게이츠는 나에게 9시간 동안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설명해줬습니다. 이 세상에서 그보다 더 나은 선생을 없을 것이고, 나보다 더 바보 같은 학생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서 나는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100주를 매수했죠."


서로에 대한 믿음은 아들뻘인 게이츠와 우정으로 발전했다. 세계 1, 2위 부자인 두 사람의 우정은 자신들의 부를 가치 있게 쓰는 일에도 그대로 옮겨져 기부 파트너가 됐다.

[왜 지금 버핏인가]2-① 11살 투자자는 땅을 쳤다 "인내가 돈이구나"


◆128명의 서약자= 버핏은 전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속한 모임인 '기빙 플레지'를 제안했고 그 멤버 중 하나다. 2010년 시작된 전 세계 부호들의 기부클럽인 기빙 플레지에는 현재까지 128명이 가입했다.


버핏은 게이츠와 함께 백만장자들을 찾아다니며 가입을 독려했다. 이를 위해 버핏은 앞서 2006년 6월25일 자신의 보유한 주식의 85%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자식들인 수전과 하워드, 피터 등이 설립한 재단과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재단에 기부키로 했다. 기부금의 80% 이상은 자식들의 재단이 아닌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자신보다 그들이 기부금을 더 잘 운영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버핏은 기빙 플레지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기부금액을 끌어올려 전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키로 약속했다.


◆개인자산 745억달러= 지난해 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버핏의 재산은 745억달러(약 80조원)다.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일가와 2위와 3위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젊은 시절 그는 억만장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1952년 결혼 당시 버핏의 수중에는 1만달러가 전부여서 낡은 임대아파트에서 신혼을 보냈다. 그러다 버핏은 49살에 포브스 400대 부자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그가 보유한 주식 가치로 매겨졌다. 실제로 30년 넘도록 버크셔 해서웨이로부터 받는 연봉은 10만달러(약 1억원)를 넘지 않았다.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당 22만달러= 현재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당 가격은 22만달러(약 2억4000만원)다. 1965년 18달러(약 2만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1만2000배 이상 뛴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를 한 주라도 가진 주주 역시 수억 원을 보유한 자산가들이라는 뜻이다. 특히 코카콜라의 주식을 매입한 건 가장 수익성 높은 투자로 손꼽힌다.


버핏이 인수한 이후 버크셔는 주주들의 자산에 단 한 차례도 손실을 입히지 않다가, 2001년 발생한 9ㆍ11테러로 이 기록은 깨지고 만다. 버핏은 그해 주주들에게 보내는 보고서에서 "제너럴 리를 비롯해 각종 보험업체들의 손실이 약 22억달러"라고 밝혔다. 그 후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25억달러의 손실을 입기도 했다. 투자의 귀재도 천재지변을 예측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25명의 직원= 오마하에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 직원은 단 25명이다. 시가총액이 3600억달러가 넘는 회사의 직원 수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는 숫자다. 다만 자회사 등을 포함한 버크셔 해셔웨이 그룹 전체 직원 수는 33만명에 이른다.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는 오마하 파남스트리트에 자리 잡은 14층짜리 키윗빌딩의 단 한 층만을 사용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 빌딩은 버핏이 매입한 게 아닌, 키윗이라는 또 다른 재벌이 소유한 건물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세입자인 셈이다. 건물 외벽에 버크셔 본사임을 나타내는 간판이나 로고도 없다. 버크셔는 미국 상장사 중 시가총액 4위의 기업이지만 외양을 호화롭게 꾸미는 데 돈을 쓰지 않는다. 간소함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버핏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경비를 절약할수록 기업의 순이익은 높아진다'는 버핏의 평소 철학을 엿볼 수 있다.


◆58년간 한집 살이= 버핏은 아내 수전과 결혼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집을 장만했다. 당시 버핏이 가진 순 자산의 10%에 해당하는 3만1300달러를 주고 구입했다. 1921년에 지어진 541.5㎡(약 160평)의 방 5개짜리 주택이다. 버핏은 몇 차례 개보수와 증축 공사를 거듭하면서 현재까지 58년간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다.


2007년에는 가짜 총을 든 좀도둑이 침입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범벨이 울리자 놀란 도둑은 경비원을 둔기로 내리친 뒤 도주했다고 한다. 당시 집 안에 있던 버핏은 아무 피해도 입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갑부이지만 담장도 없는 허술한 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더 화제가 됐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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