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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피하자?…제약사, 코프로모션의 '함정'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9초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간 코프로모션(공동 마케팅)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의 강화된 리베이트 처벌을 피하기 위한 다국적 제약사의 자구책이지만 리베이트 투아웃제에선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제약사 화이자는 소염진통제 쎄레브렉스를 제일약품과 공동 판매키로 했다. 2000년 출시된 쎄레브렉스는 국내 1위 소염진통제로 조만간 특허가 만료된다. 국내 시장에 제네릭(복제약)이 쏟아질 경우에 대비해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제일약품과 코프로모션에 나선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간 코프로모션은 최근 수년간 '윈윈 전략'으로 꼽혀온 마케팅 수단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만든 다국적 제약사의 기술력과 토종 제약사의 영업력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를 비롯해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고혈압치료제)와 트라젠타(당뇨병치료제)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프리베나13)과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치료제(크레스토) 등 블럭버스터 의약품을 코프로모션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중 연간 매출 1조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도 코프로모션이 강세를 보이는 제약사다. 대웅제약은 한때 국내 1위 고혈압 치료제 올메텍(다이이치산쿄)을 비롯해 4개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의 독점권을 갖고있다. 한미약품도 한국MSD의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를 비롯해 십여개 제품을 공동 판매하고 있고, 일동제약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다케다제약 등의 다국적 제약사와 코프로모션 중이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오리지널 의약품은 영업이 수월한 만큼 매출 규모를 늘리는데 큰 도움을 주고 다국적 제약사 입장에서도 탄탄해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망을 이용할 수 있어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코프로모션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가진 제약사에겐 '독'이 될 수도 있다. 리베이트로 인한 처벌 대상이 제약사가 아닌 의약품인 탓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리베이트가 적발된 의약품에 대해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약값을 인하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시행 중이다. 리베이트 금액이 많거나 2회 이상 적발되면 건강보험에서 영구 퇴출되는 제도다. 제약사나 도매업체 영업상이 리베이트를 제공하며 마케팅하는 의약품이 처벌 대상이다. 이동욱 보건복지부 보험국장은 "리베이트 처벌 대상이 의약품이기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을 팔기 위해 리베이트를 한 것이라면 국내 제약사가 판매한 것이라도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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