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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세계 중고폰 메카…연 1200만대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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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체 100곳 주로 경매…소매업자 동남아ㆍ인도 등에서 재판매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최근 홍콩 중심가 침사추이의 스마트폰 매장에서 한 파키스탄 상인이 중고 단말기를 점검했다. 그는 대만 HTC에서 만든 헌 스마트폰을 차례로 켰다가 껐다. 그는 이날 몇 시간 동안 모두 100대 넘게 검사했다. 이 상인은 중고 스마트폰을 사들여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판매한다. 그는 홍콩에 한 달에 2~3차례 온다고 들려줬다.


◆홍콩서 연 1200만대 거래= 홍콩이 스마트폰 국제거래의 허브가 됐다고 최근 닛케이 아시안 리뷰가 보도했다. 선진국에서 쓰던 스마트폰이 홍콩으로 넘어오는 물량은 연간 1200만대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세계 중고 스마트폰의 20~30%에 해당한다.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가 중고 스마트폰시장의 주종이다.

홍콩, 세계 중고폰 메카…연 1200만대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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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중고 스마트폰 거래업체 100개가 넘게 성업 중이다. 일본 소프트뱅크 자회사로 미국의 주요 스마트폰 판매회사인 브라이트스타의 현지 사무소가 홍콩에서 영업한다. 다른 대형 업체로는 니폰텔레콤이 있다.

중고 스마트폰은 주로 경매에서 거래된다. 2012년에 제작된 16기가바이트 아이폰5는 지난해 12월 220달러 정도에 거래됐다. 홍콩 중개업체 텔레콤 제너레이션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헌 단말기를 경매에 부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달 10만~20만대 중개한다고 밝혔다.


◆새 기기보다 20% 값싸= 중고 단말기를 사들이러 홍콩에 오는 상인은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온다. 멀리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도 찾아온다. 스마트폰이 선진국에서 쓰인 뒤 홍콩으로 모였다가 '2차 소매시장'으로 공급되는 것이다.


마닐라 외곽 그린힐스 쇼핑센터에는 휴대전화 단말기 매장 440개가 집중돼 있다. 마닐라에 등록된 전체 매장의 60%에 이른다. 1㎡ 넓이 부스에 새 기기와 중고 단말기가 진열돼 있다. 점원은 "중고 단말기 삽니다"라며 호객한다. 인기 있는 기종인 아이폰5는 1만5000페소(약 36만원)에 팔린다. 새 기기에 비해 20% 넘게 저렴하다. 이곳에서 팔리는 중고 스마트폰은 홍콩 외에 싱가포르에서 넘겨졌다. 중고 스마트폰은 구매가에 10~20%가 얹어져 팔린다.


방콕 대형 쇼핑몰 MBK센터에 있는 휴대전화 매장은 새 기기와 쓰던 기기를 함께 놓고 판매하는 곳이 많다. 최신 제품을 장만할 수 있는 고객들과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소비자를 둘 다 잡겠다는 전략이다.


◆공급 경로 놓고 논란도= 중고 휴대전화 단말기 물량은 유럽에서부터 해외로 나왔다. 노키아 중고폰이 2000년대 초 유럽에서 공급됐다. 이후 미국 통신회사들이 중고 기기를 보상판매하면서 미국이 주요 공급처로 합류했다.


홍콩 중개업체들은 향후 공급처로 일본에 주목한다. 일본은 SIM카드를 단말기에서 분리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쓰인 스마트폰을 해외에서 판매하기 어려웠다. 오는 5월부터 통신회사들이 SIM카드를 분리하도록 규제가 풀렸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쓰던 스마트폰이 많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도상국에서 저렴한 중고 스마트폰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 물량 중에서 절도된 기기도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유통 분야 매체 컨슈머리포트는 2013년에 미국에서 스마트폰 310만대가 도난됐다고 집계했다. 2012년 절도된 160만대의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모바일 보안 회사 룩아웃은 미국 스마트폰 이용자 10명 가운데 한 명은 단말기를 도난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도난 피해자 중 68%가 자신의 기기를 찾지 못했다. 현재 미국에서 발생하는 절도의 3분의 1이 스마트폰이다.


◆연간 40% 넘게 성장 전망= 한 업계 전망에 따르면 2018년이면 세계 중고 스마트폰 판매 대수가 2억5700만대로 2013년 5300만대의 4배가 된다. 연간 증가율이 40%가 넘는다고 예측하는 것이다.


현재 중고 스마트폰 거래는 전체의 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시장에서 중고차가 신차와 경쟁하는 구도가 스마트폰에서는 형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중고 스마트폰이 많이 나오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조만간 중고시장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닛케이는 예상했다.


애플은 브라이트스타와 손잡고 미국에서 자사의 중고 스마트폰을 사들여 해외로 넘긴다.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은 중고 아이폰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 애플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홍콩의 한 중고 스마트폰 중개업자는 "애플이 중고 스마트폰 유통을 장악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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