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저정부는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지난 10일 호텔에서 나간 뒤 연락이 끊긴 김모(18)군에 대해 시리아 입국시 여권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김군이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을 경우 형법을 적용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기자들을 만나 "김군이 실종당일 호텔 앞에서 한 남성을 만나 시리아 번호판을 단 승합차(택시)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현단계에서는 실종됐는지 범죄집단에 포섭됐는지 알아봐야 한다"면서도 "시리아는 외교부 영사국 허가를 받지 않으면 못 들어가는 지역이기 때문에 불법 입국의 경우 여권법 규정이 있으니 신병이 확보되면 일정한 처벌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IS에 가담했다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현재 테러단체를 처벌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 형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해 9월 유엔에서 '외국인테러단체전투원(TFT)'이라는 타이틀 아래 열린 정상회의에서 안보리 결의가 채택돼 해외테러단체 가담을 막는 법과 제도 정비를 강제로 요구하고 있다"면서 "해외 테러 단체 가입을 처벌한 전례가 없어 법조인들이 형법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178호는 FTF의 모집과 조직화·이동을 막기 위한 국경 통제 및 자금 차단 등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당국자는 '김 군이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김군이 시리아 국경 넘어서 IS에가담했다는 구체적이고 확정적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20일 터키 현지경찰이 확보한 실종당일 호텔 주변 등의 폐쇄회로(CCTV) 기록을 근거로 들며 "김군이 10일 오전 8시께 배낭 하나를 메고 호텔을 나섰고 호텔 맞은 편에 있는 모스크 앞에서 몇 분 간 서성거리다가 8시25분에남성 한 명을 만났다"면서 "그 남성이 이쪽으로 오라고 (김군에게) 손짓을 했고 8시30분께 시리아 번호판을 단 검정 카니발 차량이 두 사람을 태우고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사람을 태운 차량은 킬리스 동쪽으로 약 25분 정도(거리로는 18㎞) 떨어진 베시리에 마을의 시리아 난민촌 주변으로 이동했고 두 사람이 내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터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차량은 시리아 사람이 운영하는 불법 택시였으며, 김군과 만난 남성이 이날 오전 7시30분께 차량에 다가와서 8시30분께에 모스크 주변으로 와 달라고 그렇게 요청을 했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당국자는 "베시리에 마을에 하차한 후에는 지금까지 이 두 사람의 행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아직 국경검문소를 통과한 기록도 없다"고 밝혔다.
김군과 함께 택시를 탄 남성은 평범한 외모였으며 아랍인이나 터키인인지는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에 탔을 당시 주변이 어두워 CCTV상으로는 이 남성의 인상착의를 식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과 이 남성이 탄 택시는 소액을 내고 임차한 것으로 택시 운전사는 이 남성을 알지 못하며, 택시는 국산 카니발 차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 일행이 내린 베시리에 마을에서 국경까지는 5㎞ 정도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와 시리아 국경은 900㎞ 정도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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