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최근 3년새 국내 기업들의 순이익률 하락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기업들의 수익성 저하는 국내 증시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순이익률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2.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세계 주요 25개국 가운데 칠레(-3.6%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폭이다.
같은 기간 전세계 평균 순이익률은 0.2%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주요 산업 부문에서 경쟁 관계에 놓인 일본 기업들의 순이익률은 1.3%포인트 상승으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상승폭이 컸다.
2012년까지 전세계(7.5%), 신흥국(6.4%) 평균을 넘어서던 한국 순이익률(7.6%)은 이후 2년 내리 5.5%에 그치며 전세계 및 신흥국 평균 수준(지난해 각 7.9%, 5.9%)을 밑돌았다.
이같은 수익성 악화는 제조업 부진 영향이 크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970년대 연평균 8.4%, 1980년대 7.3%, 1990년대 7.0%, 2000년대 6.3% 등으로 하락 추세를 이어왔다. 2012년 영업이익률은 5.1%로 한국은행이 기업경영분석 매출증가율 통계를 집계한 1960년 이후 역사적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2013년 5.3%에 이어 지난해도 5%대에 머물렀다.
기업이익 부진은 국내증시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코스피 상승률은 -4.8%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유가급락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44.9%)에 이어 꼴찌 수준이었다.
낙관론도 꼬리를 마는 모양새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200 영업이익 추정치는 2012~2014년 140조~150조원에 비해 가장 낮은 127조원 수준이다. 한전부지 매각 이슈를 포함 순이익은 97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100조원 미만 연간 순이익 전망치가 제시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저성장ㆍ저수익성 지속은 실적 부진이 일시적인 경기 요인이 아닌 구조적 원인에 기인한 탓으로 분석된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은 자산 가운데 유형자산 비중이 10%대에 불과한 미국ㆍ독일 등과 달리 유형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차입을 통해 유형자산을 많이 보유하는 사업구조는 고정비 부담이 커 경기 둔화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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