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 외무성 관리들과 미국의 전직 고위 관료, 학계 전문가들이 18일 싱가포르에서 반관반민 접촉을 가졌다.
이번 접촉은 지난 5월 몽골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초빙교수와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연구원,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가 만난 지 8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19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이번 접촉에는 미국 측에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과 스티븐 보스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조셉 디트라니 전 국가정보국(DNI)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토니 남궁 전 UC버클리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등이 참석했다.
북한 측에서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차석 대표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 장일훈 주유엔(UN)대표부 차석대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날 접촉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조건으로 핵실험을 임시 중단할 수 있다'는 기존 제안을 되풀이 하고 미국 측은 미국과 북한 간 대화 재개 방안을 제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리언 시걸 국장은 접촉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다룰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룰 것"이라며 서로의 기류를 파악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북한 측과 소니 영화사 해킹 사건을 논의할지에 대해서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들어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 제작사인 소니 해킹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금융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이번 접촉에 대해 "미국 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지침이 반영되지 않은 민간 차원의 접촉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리 정부도 정례 반관반민 접촉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일각에서는 미국 측 인사들이 전직 고위관료로 정부 측과 접촉하는 데다 미국 정부도 민간을 대화의 창구로 자주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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