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화그룹이 한화폴리드리머의 일부 사업부문을 희성그룹에 매각한다. 지난해 말 삼성그룹의 방산 및 화학 부문 4개사를 인수하는 빅딜에 이어 이뤄진 이번 매각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화그룹은 14일 희성그룹과 한화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한화폴리드리머 내 일부 사업부를 희성전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대상은 필름시트 사업부와 코팅막재 사업부로, 컴파운드 사업부는 한화케미칼 등과의 시너지 제고를 위해서 매각대상에서 제외됐다. 매각대금은 기업가치 기준으로 400억원 초반 가량이며, 매각 대상 사업부 직원에 대한 고용도 보장하기로 했다.
한화폴리드리머는 포장재 전문기업으로 2003년 출범하여 한화첨단소재가 주식 99.98%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각대상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할 예정이다. 희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희성전자가 신설법인의 주식 100%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인수하게 된다.
국내 코팅막재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코팅막재 사업부는 종합 타포린(Tarpaulin) 메이커로서 트럭커버, 광고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필름시트 사업부는 식품ㆍ세제 리필용품 등의 포장재를 제조하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컴파운드 사업부는 플라스틱의 가공ㆍ성형을 쉽게 하는 혼합 첨가제와 색깔과 특수한 기능을 가진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데 쓰는 화학원료를 생산하며 한화폴리드리머의 매출액 중 40% 정도 차지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부터 석유화학, 태양광, 첨단소재 등의 핵심 사업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한화첨단소재(舊 한화L&C)의 건자재 사업부문을 모건스탠리PE에, 한화드림파마를 다국적 제약회사 알보젠에 매각했으며,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4개사 인수를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실사 중에 있다.
한화그룹은 이번 매각자금으로 컴파운드 사업부를 그룹 내 유관사업들과 통합해 유화 사업부분의 역량 강화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일부는 한화폴리드리머의 대주주인 한화첨단소재의 소재부문 경쟁력 강화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희성그룹은 2013년 기준으로 매출액 7조, 자산 4조원에 8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중견 그룹이다. 전자 및 화학 분야의 부품 및 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희성그룹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
한편, 이번 M&A는 상대적으로 거래 규모는 작지만 매우 신속하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삼성과 한화간의 빅딜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초 본입찰을 거쳐 12월 말에 우선협상을 시작한 양 그룹은 약 2주 만에 전격적으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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