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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FDI 유치 비결은? "낮은 규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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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싱가포르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상위권 유지 비결은 노동시장 등 전반적으로 낮은 규제 수준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FDI 유치를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진입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4일 'FDI 활성화를 위한 싱가포르와의 제도경쟁력 비교 : 의료·교육·종합휴양업 분야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FDI 유치 분야에서 미국, 중국 등 경제규모가 큰 나라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싱가포르가 규제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인 AT커니(A.T.Kearney)가 발표한 외국인직접투자 신뢰지수(FDI Confidence Index)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2012년 이후 지난 3년간 10위권에 속하는 등 1~3위 국가인 미국ㆍ중국ㆍ영국 등 경제규모가 큰 나라들과 함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위권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경연은 국가 경제규모가 FDI 유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가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데에는 유연한 노동시장과 낮은 규제 및 적은 세금부담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동시장의 경우, 싱가포르는 임금결정 유연성 5위, 고용해고 용이성 3위로, 각각 61위, 108위를 기록한 우리나라와 큰 격차를 보였다.

실제 싱가포르는 고용인-피고용인 간의 자유로운 고용계약에 기초한 노무관계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 결과 월급 2500 SGD(원화 약 200만원) 이하의 근로자에게만 근로시간ㆍ휴가 등 최소한의 근무조건을 보장하는 등, 근로자 전체가 근로기준법의 대상이 되는 우리와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가 불가능한 우리 고용구조와 달리 사전 공지 등 해고절차만 거치면 해고가 비교적 용이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무규제가 없어 상대적으로 노동시장 유연성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최저임금제가 없으며, 임금조정을 정부가 안정적으로 통제한다는 점에서도 다르게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 지표 중 조세 투자 유인력 부문에서 싱가포르는 4위, 우리나라는 104위로 큰 격차를 보였다. 싱가포르의 조세율은 최고 법인세율 17%, 최고 소득세율 20%로, 우리나라 22%, 38%에 비해 매우 낮다. 게다가 납세 행정규제 절차와 소요시간 또한 우리가 싱가포르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창업비용의 경우, 싱가포르는 1인당 GNI(국민소득)의 0.6%로, 서울의 법인등록면허세 14.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 3.6%와 비교해도 우리의 창업비용은 꽤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싱가포르가 주력하고 있는 FDI 산업 영역으로 의료 서비스를 꼽았다. 싱가포르의 의료관광객은 2002년 20만 명에서 2010년 약 73만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우리는 2009년 6만 200여 명에서 2011년 12만 2000여 명으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싱가포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경연은 이와 같이 의료서비스 산업 경쟁력이 싱가포르에 뒤쳐지고 있는 원인으로 지나친 진입규제를 지적했다. 주식회사형 민간병원 설립을 허용하는 싱가포르와 달리, 비영리의료기관의 설립만을 허용하고 있어 규모가 영세하고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싱가포르는 존스홉킨스대학, 듀크대학, 지마연구소 등 외국 유명 의료기관을 유치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외국계 영리의료기관 설립이 가능한 경제자유지역에서도 △외국자본 50%, △자본금 50억원 이상, △외국의사 10% 고용, △병원장은 외국인 의사, △진료의사결정 50% 이상 외국의사 수행 등 설립요건이 까다로워 외국병원 유치 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김현종 한경연 기업정책연구실장은 "의료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영리의료법인 설립 허용과 외국인 환자의 병상 수 제한 등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면서, "예상되는 부작용은 사전에 보완해 영리의료법인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교육 서비스산업에 있어 싱가포르가 해외 유수 대학과 연구소 등을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다양한 형태의 영리교육법인 설립을 허용한 점을 들었다. 싱가포르는 현재 인세아드(INSEAD)를 비롯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존스홉킨스대학, 조지아 공대 등 유명 대학과 분교, 공동과정ㆍ연구소 등을 유치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는 제주도의 국제학교를 제외하고 영리교육기관의 설립을 금지하고 있다. 또 설립형태 또한 경제자유지역, 제주자치도, 기업도시 등 일부 지역에 한해 본교의 직접진출만 허용하고 있으며 과실송금도 불가능하다.


한경연은 "현재 해외 우수 교육기관 유치를 도모하고 있는 중국과 두바이도 영리법인 형태의 학교 설립을 허용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며, 영리법인의 설립과 다양한 형태의 법인 허용 검토를 주장했다.


외국기업 투자로 마리나베이샌즈ㆍ리조트월드 센토사 등 세계적인 복합 리조트(IR : Integrated Resort) 업체를 유치한 싱가포르와 비교해 우리나라는 비효율적인 진입·영업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공모방식으로 투자자를 선정하는 싱가포르와 달리, 건별 민원신청방식으로 사전심사제도를 운영해 외국인투자 청구가 난립하는 등 체계적인 육성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또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높은 수준의 신용등급(BBB이상) 요구한다는 점도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요인 중 하나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현종 한경연 기업정책연구실장은 "시작단계에 있는 카지노 복합리조트산업을 발전시키려면 해외자본과 사업능력이 요구되므로 외국기업의 진입·영업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공모방식을 적용해 투자자를 선정하고 신용등급 외에도 자금조달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외국기업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실장은"합법 사행산업 육성차원에서 싱가포르와 같이 일정 제한 요건에 따라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등 영업규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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