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청 안보실장 방중..북미 싱가포르서 반관반민회동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연초부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한중, 북미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가 이르면 이달말 회동해 북핵 문제 조율에 나서고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컨트롤타워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남북대화와 북중관계,동북아 정세 등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북한이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조건으로 북한 핵실험 유보를 제안한 가운데 이번 주말께 싱가포르에서 북·미간 '트랙 1.5'(반관반민) 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12일 "한미일 6자회담 수석 대표가 이달 말~2월초쯤 일본 도쿄에서 회동하는 것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는 회동에서 남북간 대화 추진, 미국의 소니 해킹 대북제제 등 북한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북핵 대화 등 각종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북핵 해결을 위해 이른바 '코리안포뮬러'를 기반으로 양자, 소다자 회동 등 다양한 형태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6월 임명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남북대화, 북중관계, 동북아 정세 등을 논의하는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아울러 북한과 미국은 이번 주 말께 싱가포르에서 북한 당국자와 미국 전직 고위직이 참석하는 '트랙 1.5'(반관반민) 접촉을 갖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정부는 북미간 종종이뤄지는 접촉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지만, 여기서 양측이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느냐에 따라 당국간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일련의 노력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북한과 한·미간 간 시각차가 워낙 큰 탓이다. 북한은 10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조건으로 핵실험을 임시 중단할 수 있다는 제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미국과 언제든지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제안을 일축하면서도 "대화의 목적은 신뢰할 수 있고 진정성 있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으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의미있는 대화에 조속히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미일이 도쿄에서 회동해 6자회담은 비핵화에 초점을 둬야한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북한이 이를 '대화의 문턱이 높아진 것'으로 여기는 한 북핵 6자회담의 장기 교착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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