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신경을 쓰지 않아도 화분이 습도·날씨 등을 고려해 알아서 꽃에 물을 공급한다. 스마트폰으로 '양치 게임'을 하면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실제 이가 닦인다. 여행 중 가방이 내 몸과 멀어지면 자동으로 가방이 잠겨 낯선 사람은 열 수 없도록 한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이 같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서로 다른 사물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각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은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IoT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1월8일자 <모든 것 연결된 세상…사물인터넷 300만 시대 맞았다> 기사 참조)
◆스마트 온도계 '템프 트래크'=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 가전쇼(CES 2015)에서는 아기 건강 상태의 척도인 체온을 관리해주는 체온계 '템프 트래크(Temp Traq)'가 공개됐다. 이 체온계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아이의 체온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피부에 패치를 부착하면 아이의 체온을 블루투스 통신으로 스마트폰에 전달한다. 기록을 통해 아이의 체온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스마트 화분 '패롯 폿'= 드론 제조사인 패롯이 만든 화분 '패롯 폿'은 소비자들이 더 효과적이고 편리하게 식물을 키을 수 있도록 한다. 물을 식물에 직접적으로 주지 않고 한 달치를 화분에 저장해 놓으면 스스로 흙의 습도, 주변 온도, 날씨 등을 고려해 알아서 물을 공급한다. 또 실시간으로 물 저장 상황, 햇빛 상황, 온도 등을 측정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전송해 흙의 건강까지도 챙길 수 있다.
◆똑똑한 여행가방 '블루스마트'= 기내용 캐리어 블루스마트는 스마트폰과 가방이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엔 자동으로 잠금 기능이 작동된다. 가방이 멀리 떨어지는 순간 경보음이 작동하고 가방 위치를 찾아주는 추적 기능도 탑재됐다. 또 손잡이를 당기면 가방의 무게가 얼마인지를 자동으로 측정도 가능하다.
◆게임하고 이 건강 지키는 칫솔= 비질란트 레인보우(Vigilant Rainbow)가 선보인 스마트 칫솔은 아이들이 싫어하는 양치질을 게임으로 승화시켰다. 올바른 양치질 습관을 들이면서 동시에 양치 습관을 스마트폰과 연동해 기록으로 남긴다. 칫솔의 움직임을 감지해 스마트폰 화면에 3D로 보여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충전은 USB로 할 수 있다.
◆식습관 관리도 스마트하게…'해피포크'= 홍콩의 해피랩스가 선보인 '해피포크'는 사용자의 식습관을 개선하고, 종합적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한다. 포크에 설치된 센서와 칩이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식사 시간과 포크 사용 빈도 등을 세세히 파악한 후 식습관을 총체적으로 점검한다. 너무 빠르게 음식을 먹으면 경고음을 울려 속도를 늦추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소소하게 접할 수 있는 생활용품부터 자동차, 집 같은 고가의 제품까지, IoT는 모든 분야에서 미래 성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터넷과 연결된 기기 수는 2003년 5억대에서 2010년 125억대로 증가했고, 2020년에는 500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연결된다는 의미는 곧 해커들의 활동 반경도 넓어진다는 뜻이 된다. 시스템 오작동이나 해킹에 의해 SF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사이버 살인'까지도 가능해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무선인터넷은 유선인터넷과 달리 어디서 데이터가 유출되고 해킹 공격이 시도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취약점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oT가 발전하면서 관련된 범죄의 증가 또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각국 정부들이 새로운 위협에 맞설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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