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선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국책연구기관이 물가구조 개혁 등 유가하락의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대응을 주문했다.
KDIㆍ산업연구원ㆍ금융연구원ㆍ에너지경제연구원ㆍ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7일 발표한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유가하락이 기업의 수익성 개선뿐만 아니라 가계의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에 경기회복세가 보다 빠르게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5개 국책연구기관은 "유가하락에 따른 경제 전체의 구매력 증가분이 개별 경제주체에 배분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유가하락에 따른 생산비용 감소분이 모두 기업부문에 귀착되는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제고 효과가 미미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거시계량모형을 이용한 분석 결과 국제유가가 공급측 요인만으로 10% 하락할 경우 우리경제의 성장률과 소득은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50억달러 내외 확대되는 반면, 소비자물가는 0.1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미국 금리인상 등 여타 대외위험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분석이다.
5개 국책연구기관은 유가하락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고 부정적 영향 최소화를 위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가하락에 따른 생산비용 하락이 소비자가격에 가능한 빨리 되도록 물가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소비자 정보제공 확대, 농축산물, 석유, 통신 유통구조 개선, 유가 하락 효과의 공공요금 적기 반영 등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산업별 대응전략을 마련, 선제적으로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을 해야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특히 석유화학의 범용사업부문은 유가하락이 아니라도 산업구조화가 절실하다는 평가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전산업의 생산비 감소효과가 한국은 0.76%, 일본과 중국은 각각 0.34%, 0.36%이며 우리 제조업의 수출이 0.5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업종 가운데 석유화학, 정유, 신재생에너지산업은 판매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해양플랜트 및 친환경선박 수요 위축으로 조선업에는 부정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저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신재생에너지산업의 경우 장기적 시야를 갖고 저비용화가 가능한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평가다. 또 자동차산업은 클린디젤의 수요증가 등 유가하락에 따른 수요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보고서는 "유가하락 지속,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일부 산유국 및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세계경제 전반의 경기둔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국제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자본유출 확대에 대비하는 한편 국제 공조를 통한 위기대응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올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63달러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배럴당 97달러 수준이었던 전년 대비 34.5% 낮은 수준이다. 단 석유수출국기구(OPEC) 공급증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시 연평균 배럴당 49달러대까지 추가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가하락세가 점차 진정되며 연간 60달러대 초반에 머물 경우,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물가상승률은 0.1%포인트 감소하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2억달러 내외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하락으로 배럴당 49달러대까지 내려가면 성장률은 0.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상승률은 0.4%포인트 감소하고, 경상수지는 112억달러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6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48.08달러로 50달러선이 붕괴되며 2009년4월28일(48.02달러)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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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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