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한국 럭비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대한럭비협회가 6일 서울역 KTX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체 움직임을 보인 삼성중공업의 럭비단의 결정을 철회해 줄 것을 호소했다.
원종천 럭비협회 부회장은 "럭비가 2016년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다. 아직 확답은 듣지 못했으나 삼성의 해체 결정은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해체를 고려하는 것조차도 중단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삼성중공업 감독 출신이자 국가대표팀을 지휘하는 정삼영 감독은 "삼성은 한국 럭비의 미래를 이끌 선수와 지도자를 많이 배출했다. 현장에서 노력하는 구성원들의 희망을 꺾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계속된 경영 악화로 1995년 창단한 럭비단을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렵다고 했다. 럭비협회는 20년 동안 한국 럭비의 근간을 이룬 섬성중공업의 해체 결정이 주요 국제대회를 앞둔 국가대표팀과 실업리그에 큰 손실을 준다고 우려하고 있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럭비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2019년 일본에서 열릴 월드컵에 대비한 선수구성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럭비명문 서울사대부고에서 선수로 뛰는 조민기 군은 "어린 선수들에게는 삼성을 비롯한 실업팀 입단과 국가대표 발탁이 가장 큰 목표다. 갑작스런 해체 소식에 선수들과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같은 꿈을 꾸는 선수들이 목표를 잃어버릴 위기다. 이는 한국 럭비의 경쟁력이 걸린 문제"라고 했다.
박태웅 럭비협회 사무국장은 "삼성중공업의 럭비단 운영비가 25~28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회사 사정 때문에 15~17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그 비용에 맞춰 팀을 꾸렸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한계에도 20년 동안 묵묵히 지원했는데 갑작스럽게 럭비단을 해체한다는 소식에 구성원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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