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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200년 사는 북극고래…장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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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에 저항하고 DNA 회복 위한 유전자 변이 있어

[과학을 읽다]200년 사는 북극고래…장수 비결은? ▲북극 고래는 200년 이상을 산다.[사진제공=사이언스/Denis Scott/Corb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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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삶과 죽음은 모든 생명체에 가장 큰 관심이다. 더 오래 살고자 하는 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체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일까. 오래 사는 것 또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포유류 중 북극고래는 200년 이상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극고래 장수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국제 연구팀이 북극고래 유전자에서 장수에 대한 진화의 실마리를 찾아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극고래는 200년 이상 오랫동안 살 수 있는 포유류 중 하나이다. 인간 보다 약 1000배나 많은 세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이 북극고래가 암에 저항하고 노화 방지를 위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 동물이 오래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어떤 동물이든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암 등 여러 가지 질병을 이기고 면역노화를 방지하면서 신경퇴행, 심장혈관, 대사와 관련된 질병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극에 살고 있는 북극고래(Balaena mysticetus)는 인간을 포함한 다른 포유류에서 나타나는 노화와 관련된 성인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징후가 포착됐다. 북극고래에 특별히 나타나는 특징이다. 실제 같은 고래 종류인 밍크고래의 경우 수명이 50년밖에 되지 않는다.


북극고래의 수명이 긴 데에는 특별한 세포, 분자, 유전자적 메커니즘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북극고래 스스로 암과 노화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북극고래의 긴 수명의 비밀을 벗기기 위해 연구팀들은 북극고래 유전자 지도를 만들었다. 북극고래에 대한 유전자 지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북극 고래의 유전자 지도를 다른 포유류인 소, 쥐, 인간의 유전자와 비교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북극 고래 유전자에서 특별한 변이가 나타난다는 것을 찾아냈다.


하나는 암에 저항하고 노화와 DNA 회복에 관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하나는 DNA 회복에만 관계했다. 이 두 가지 유전자의 독특한 역할 때문에 북극 고래가 오래 살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두 번째 실험 단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북극 고래에서 발견된 이 두 가지 유전자 변이를 실험용 쥐에 주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쥐가 더 오래 살고 질병에 저항하는 힘이 강해질 것인지를 관찰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는 영국 리버풀대학을 비롯해 미국, 덴마크 등 전 세계 각국이 참여했다.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발표된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연구팀 측은 "북극 고래 수명에 대한 이번 결과는 포유류의 장수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이라며 "앞으로 수명의 진화와 질병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국제연구팀에는 우리나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임형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생물연구본부 박사는 "북극 고래의 경우 유전자가 암에 저항하기 위해 변이과정을 거친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며 "우리가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밍크고래와 북극고래의 사례를 비교하면 보다 구체적인 장수 비결을 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을 읽다]200년 사는 북극고래…장수 비결은? ▲북극 고래 유전자에서는 암에 저항하는 변이가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사진제공=사이언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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