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과학을 읽다]우주충돌…회피기동이 필요하다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작은 충돌에도 수백억 한 번에 날릴 수도

[과학을 읽다]우주충돌…회피기동이 필요하다 ▲사이딩 스프링이 화성에 접근했을 때 탐사선들은 반대편으로 회피 기동을 했다.[사진제공=NASA]
AD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4일 밤 9시30분쯤 우리나라 과학기술위성 3호가 우주 파편에 충돌할 위험이 제기됐다. 2009년 2월 미국과 러시아 통신위성의 충돌로 발생한 파편이 위성3호와 부딪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성 3호와 우주파편이 스쳐가는 거리는 고작 23m에 불과하다. 우주에서 23m는 아주 가까운 거리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비상이 걸렸다.

더 큰 문제는 과학기술위성 3호의 경우 자세 변경을 위한 추력기만 있고 궤도 수정을 위한 장치는 없다는데 있다. 즉 회피 기동이 불가능하다는 거다. 위성 3호는 600㎞ 상공을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 지상에서 명령을 통해 자세만 바꿀 수 있을 뿐 정지한다거나 혹은 파편의 궤도를 측정해 충돌 시점에 궤도를 수정하는 작업이 불가능하다.


지구 상공은 각국에서 쏘아올린 수많은 인공위성이 움직이고 있다. 위성 간 충돌 등으로 인해 수만 개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회피 기동'이다. 충돌 가능성이 예측됐을 때 궤도를 수정하거나 혹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화성에서 일어났던 일은 이런 회피 기동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10월19일 화성에 아주 가깝게 스쳐가는 사이드 스프링 혜성을 두고 화성 탐사선 보호 작전에 뛰어들었다. 자칫 혜성이 남기고 간 부스러기에 탐사선이 파괴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C/2013 A1 사이딩 스프링(Siding Spring)'은 화성에 약 13만2000㎞까지 접근했다. 화성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는데 당시 화성 궤도 탐사선의 안전이 문제가 됐다. 혜성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혜성의 부스러기가 함께 움직이는데 이 작은 부스러기와 충돌하면 관련 탐사선들은 흔적도 없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혜성은 초속 56㎞로 움직였다. 이런 속도에서는 아주 작은 물체라도 부딪히면 견뎌내지 못한다.


나사 측은 이 혜성이 화성을 지나갈 때 관련 탐사선들을 반대편에 위치하도록 하는 '회피 기동'을 명령했다. 세 개 전문가팀이 혜성의 궤도를 면밀히 추적했고 예상 진로를 파악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화성정찰위성(Mars Reconnaissance Orbiter, MRO)과 오디세이(Odyssey), 메이븐(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 ,MAVEN) 등 궤도 탐사선은 혜성이 지나는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이런 회피 기동 등의 노력으로 혜성이 지나간 뒤에도 탐사선은 무사했다.


4일 밤 충돌 위험이 제기된 우리나라 과학기술위성 3호는 불행히도 회피기동이 불가능하다. 미국 합동우주작전본부(JSpOC)가 우리 공군과 카이스트(KAIST)에 충돌위험이 있다는 정보를 통보했다. 미래부는 이에 따라 카이스트, 천문연, 항우연과 함께 충돌위험대응팀을 구성했는데 지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충돌 시간대에 자세를 변경시키는 것 외에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셈이다.


충돌위험대응팀은 "충돌 전후에 예정된 위성과 교신시간(4일 오후 9시9분~10시43분)을 활용해 위성의 자세제어를 통해 충돌위험을 최소화하고 충돌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상황별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위성 3호는 278억4000만원을 투입해 만든 국내 최초 우주관측 적외선 관측 소형위성이다. 지구 상공에 우주 쓰레기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이를 피할 수 있는 회피 기동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 회피 기동을 통해 국민의 재산은 물론 위성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을 읽다]우주충돌…회피기동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위성3호가 그린란드 상공에서 우주 파편과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사진제공=미래부]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FTA(자유무역협정)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