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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원전…안전없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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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대책 없고 '안전하다'고만 외치는 정부

[과학을 읽다]원전…안전없는 대한민국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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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사고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 위조 부품 대거 납품→ 사이버 공격에 속수무책→ 작업 중 노동자 3명 질식 사망….

원자력 발전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현실은 안전 불감증의 연속이다. 위조 부품을 통한 온갖 추악한 비리가 터지더니 사이버 공격까지 당했다. 이젠 사람의 생명까지 앗아가고 말았다.


원전을 안전하게 가동할 자격이나 있는 것인지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27일 "사이버 공격에 속수무책이더니 노동자 안전 사망사고 까지 발생했다"며 "원전을 안전하게 가동할 자격이 없는 대한민국"이라고 잘라 말했다.

국민안전처는 작업 노동자 3명의 질식 사고가 터지자 "(이번 사고는)방사능 누출사고와 관련 없다"는 보도 자료를 내놓았다. 정확한 사고원인 등에 관심을 보이기보다는 '원전은 이상 없다'는 식의 보도 자료여서 눈총을 사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26일 "울주군에 건설 중인 신고리 원전3호기 공사장에서 작업 중 발생한 질식사고와 관련 중앙119구조본부 울산화학구조센터 등 소방력을 신속히 출동 조치했다"며 "사고가 발생한 신고리 원전은 현재 건설 중인 시설로 2015년 5월에 가동예정으로 방사능 누출사고와 관련 없다"고 강조했다.


여러 사고가 터졌다면 그 원인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과학적 상식이다. 원인을 면밀히 따져본 뒤에 대책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통해 원전은 안전하다고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상식의 과학이다. 우리나라 원전에는 과학적 상식과 상식의 과학이 들어설 공간이 없어 보인다.


27일은 원자력의 날이다. 이명박 정권 당시인 2009년 12월 아랍 에미리트(UAE)로 원전 수출한 것을 기념해 제정한 날이다. 원자력의 날에 '원전의 거대한 위험' 앞에 대한민국이 위태롭게 서 있다.


신고리 원전 3호기에서 발생한 사고는 특히 위조 부품 납품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신고리 원전 3호기에서 3명이 가스에 질식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신고리 3호기는 UAE 원전 수출 모델로 지난해 5월말 제어 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바로 그곳"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사고는 가동 중이 아닌 건설 중인 원전이서 안전하다는 말만 내놓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사고 원인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안전하다'는 얘기를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안한 원전을 두고 아무리 '안전하다'고 한들 국민들은 믿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이버 공격에 대처하는 정부의 태도도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입체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게 아니라 '내외부 망이 분리돼 있어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는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국민안전처나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안전위원회 모두 '안전하다. 문제없다'는 구태의연한 자세만 보이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수급계획을 보면 2035년까지 우리나라 원전 발전량은 계속 확대된다. 전기가 모자란다는 이유를 들며 원전을 늘리는 정부가 정작 위험 회피와 안전 부분에 이르면 구체적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신규원전, 수명 끝난 노후 원전 가동이 우리의 삶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며 원전을 멈출 때는 멈추고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독일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이후 원전에 대한 정책변화가 가장 컸던 나라 중 하나이다. 후쿠시마 사고가 난 2개월 뒤인 2011년 5월 독일은 안전점검 대상인 원전 8기에 대해 완전 가동중지를 결정하고 2010년 발표했던 '원전의 계속운전정책'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독일은 2022년까지 원전 17기 전부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뒤 탈원전법안을 가결시켰다. 독일은 발전비중의 16.14%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독일과 같은 큰 정책적 변화는 아니더라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안전 대책'은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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