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보스턴에서 3~5일(현지시간) 열리는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선 미국 경제에 대해 “아직 샴페인 터뜨릴 때가 아니다”는 경고도 잇따라 제기됐다.
총회에 참석한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장 등은 올해도 미국 경제가 3% 정도 성장할 것이고 글로벌 경제에서 “올해의 승자 역시 미국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민주당 빌 클린턴 정부시절 재무장관을 지냈던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이 여전히 구조적 장기 침체(secular stagnation)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서머스 교수는 지난 3일 토론회에 참석, “미국 경제가 좋아졌다지만 아직은 불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면서 “(경제위기 이전인) 2007년 성장세에 비춰보면 지금보다 10%는 더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잠재 생산량 수준으로 생산량을 끌어올리면 미국 1가구당 2만달러 정도 추가 소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경제 성장률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석유수출 정책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서머스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20∼30년 동안 해 왔던 에너지 경제의 중심 역할을 미국이 향후 10년 동안 할 기회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석유수출금지 조치 해제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미국의 석유 수출이 허용되면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고 에너지 관련 일자리가 창출되는 한편 재정적자도 크게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 교수는 이 밖에 사회간접 자본 투자 확대와 민간 투자 활성화, 세제개혁 필요성 등을 역설했다.
한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미국 경제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에 대한 신중론을 강조했다. 그는 "낮은 인플레이션과 더딘 근로자 임금 인상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데 좀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된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때 까지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전망이 아직 불확실하다는 것은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할 시점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몇 달 더 기다린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와 관련, “전 세계적인 불황이 자칫 미국의 수출에 악재가 되거나 수입품 가격 하락으로 미 제조업이 타격받을 수 있다”면서 “미국이 세계 경제와 함께 회복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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