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이통시장 투명화에 한몫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몇 군데 돌아보셨어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네달째에 접어들면서 휴대폰 판매점에서 부쩍 늘어난 질문이다. 판매자가 일일이 설명하기도 전에 이미 월 청구금액에 위약금까지 모두 알고 오는 내방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통망 직원들의 말에만 의존해야 했던 예전에 비해 이통시장이 투명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각 이통사별 공시지원금, 요금제, 해지 비용까지 한 눈에 계산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 '단통법 라이브', '호갱프로텍터' 등이 있다.
이통사들이 각각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 지원금과 할부원금(기기 값)을 표시했다면, 이 앱들은 모든 통신사의 지원금 현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이통시장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소위 '호갱님'들도 월별로 청구되는 금액, 사용 기간별 해지 비용까지 쉽게 알 수 있다.
몇 번의 터치만으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의 스마트초이스, 착한텔레콤 등 이동통신정보 포털 서비스보다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판매점 관계자는 "이미 앱을 통해 청구 금액을 알고 오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면서 "판매자들도 이 앱을 많이들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서비스들의 등장이 단통법이 안착해 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전에는 요금제나 보조금ㆍ약정할인 등의 복잡한 구조가 일반인들에게 생소해 무조건 상담원이나 유통망 직원의 '말'에만 의존해 야 했다면, 이제는 모든 소비자가 미리 쉽게 이해하고 매장을 방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박추환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시장이 투명해 지면서 예전과 다르게 소비자들이 자기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얼마만큼을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됐다"면서 "소비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지출을 미리 설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4개월 차에 들어서는 단통법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부 관계자도 "당장 오늘 밤에, 또는 내일 내가 얼마에 살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었던 게 휴대폰 시장이었다"면서 "아이폰6 대란이 조기에 진압되면서 단통법도 안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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