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체벌당한 초등생 숨진 채 발견…학교 알고보니 '불법시설'

자료사진(*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성탄절에 체벌당한 초등생 숨진 채 발견…학교 알고보니 '불법시설'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전남 여수의 불법 민간 체험교육 시설에서 교사로부터 체벌을 당한 초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여수시 화양면 모 시설의 컨테이너형 숙소에서 한모양(12)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이 시설 관계자 황모(41·여)씨가 발견, 오전 4시23분께 119에 신고했다. 한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25일 오전 3시~7시께 한양을 매와 손 등으로 체벌했다.이에 대해 황씨는 "딸의 잘못된 습관을 고쳐달라"는 한양 부모의 부탁을 받고 교육하던 중 한 양이 문제행동을 보여 이를 바로잡고자 체벌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에 이른 경위에 대해 경찰은 체벌과정에서 한양이 바닥에 머리를 찧어 뇌진탕을 일으켰을 개연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양의 허벅지 등에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경찰은 황씨를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해 체벌 경위, 시설 운영 실태 등을 파악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부검을 통해 체벌과 사망의 연관성 등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한편 해당학교는 지난 2006년 5월 황씨의 남편이 설립, '자연에서의 치료, 텃밭 가꾸기'등 '대안 배움터'를 표방하며 주말마다 초등생과 학부모 10여명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부부가 함께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은 2012년 3월부터 프로그램에 참여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학교는 한달 전께 카페 건물을 보수해 이 곳으로 옮겨왔으며 대안학교 등으로 등록되지는 않았다. 교육당국은 이곳을 '불법 민간시설'로 보고 있다.

전남도 교육청은 사고가 난 시설에 직원을 급파하고 관련 부서 회의를 긴급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